최근 한 달 여의도 구축 단지 거래 살펴보니
매매 31건 중 18건이 '신고가' 거래
직주근접 이점에 재건축 기대감 더해져
30억원대 거래 쏟아져 나와...'규제 불패'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구축 아파트 단지 전경.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 제공.
[파이낸셜뉴스] 준공 3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가 몰려있는 여의도가 '부동산 불패' 신화를 쓰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서울 전역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4년 넘게 토허구역으로 묶여있는 여의도는 규제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아실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최근 한 달 동안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구축 단지에서 총 31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중 절반 이상인 18건이 종전 최고가를 뛰어넘은 '신고가 거래'였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초역세권인 공작아파트는 지난달 19일 126㎡가, 이틀 후인 21일 132㎡가 각각 31억원에 거래됐다. 126㎡의 경우 직전 거래인 지난 1월9일(30억원) 대비 1억원을 높인 가격이다. 단지 내 네 가구 뿐으로 거래가 뜸한 132㎡는 직전 거래가 지난 2019년 10월로, 당시 거래가격은 18억1000만원이었다. 5년6개월여 만에 13억원이 뛴 것이다.
여의나루역과 여의도역(5·9호선)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수정아파트 150㎡은 이달 1일 31억원으로 최고가가 손바뀜됐다. 한 달 전인 3월 5일 매매가(28억원)보다 3억원 오른 수준이다.
65층 초고층에 2400여가구 대단지로 탈바꿈을 추진 중인 시범아파트에서도 최고 가격은 경신됐다. 79㎡은 지난 1일 25억원에, 118㎡는 같은 날 30억원에 최고가를 썼다. 60㎡은 2월 13일에 이어 지난 15일에도 최고가인 18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한양아파트도 105㎡, 149㎡, 193㎡에서 신고가가 나왔다. 각 매매가는 28억8000만원(3월 15일), 34억원(4월 10일), 39억5000만원(3월 17일) 등이다. 이외에도 진주아파트·미성아파트·광장아파트 각 2건, 목화아파트·대교아파트 각 1건 등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부분의 단지에서 손바꿈이 이뤄졌다.
여의도는 지난 2021년 4월 압구정동, 목동, 성수동과 함께 처음 토허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른바 '압여목성'으로 불리는 이 지역은 지속적으로 규제가 연장됐고, 서울시가 지난 3일 '1년 연장'을 발표해 내년 4월 26일까지 총 5년간 토허구역으로 묶이게 됐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하고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지만 거래 양상을 보면 '규제 무풍지대'가 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여의도는 그동안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더디게 움직였다"며 "최근엔 재건축이 탄력을 받으며 직주근접 실수요와 재건축 기대감에 대한 투자수요가 맞물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같이 유입되는 이런 지역은 토허제 등 규제에도 가격 상승이 멈추지 않는 현상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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