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운영 효율화 나서
반도체 사업부 전체에 공지
글로벌 조직문화 트렌드 동참
삼성전자가 최근의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초격차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조직 문화 다잡기에 나섰다. '공유오피스 운영 효율화'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줄이고 느슨해진 조직문화를 조이는 글로벌 트렌드에 삼성전자도 동참한 것. 그동안 내부적으로 공유오피스에 대한 불만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부서 차원에서 사용 금지를 공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사업부(DS) 전체 부서에 일요일·공휴일 거점 공유오피스 사용을 금지해 달라고 공지했다. 공유오피스란 소속 직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사무 공간으로 평소 삼성전자 직원들이 주말·공휴일 등 필요한 시간에 자유롭게 사용해 왔다.
지난 2022년 거점 공유오피스를 경기 남부로 확대한 지 3년 만의 회귀다. 삼성전자는 2021년 11월 거점 공유오피스 설치를 포함한 '미래지향 인사제도'를 발표하고 2022년 하반기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인근에 거점 공유오피스를 마련했다. 이후에는 강남, 대구 지역까지 그 범위를 확대했다.
'임직원 편의'를 우선시 하는 삼성전자가 공유오피스 운영 효율화를 하게 된 것은, 대내외적 위기 상황에서 불필요한 재원을 줄이고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변화와 혁신의 메시지를 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과 무관치 않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도 지난 11일 "기존 업무 방식을 재정비하고 효율적이고 민첩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노 직무대행은 당시 DX부문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변화의 흐름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작은 변화가 혁신이 되고 혁신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든다"고 밝혔다.
실제 내부에선 '1등' 삼성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부동의 D램 부문 1위를 경쟁사에 빼앗긴 점은 삼성전자에게 뼈아픈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1·4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매출액 기준 점유율 36%, 삼성전자가 3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행보는 조직문화를 다시 강조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글로벌 기업 아마존은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를 허용했으나 올해부터 주 5일 출근을 원칙으로 하도록 바꿨다. 글로벌 투자회사 JP모건과 서버 업체 델 테크놀로지도 3월부터 주 5일 출근제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기존 오피스 대비 경비가 덜 삼엄한 공유오피스에서 업무 태만 직원들을 관리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공유오피스 운영 효율화는) 위기와 극복을 외치는 삼성전자가 본격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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