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일본 출장때 공급처 챙겨
NTT도코모·소프트뱅크 방문
아이폰이 점령한 日시장 되찾기
AI 앞세워 공격적 투자 나설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이달 일본 양대 통신사이자 애플의 현지 최대 아이폰 공급처인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를 전격 방문, 삼성 갤럭시 S25 공급건을 전면에서 직접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년간 막혔던 소프트뱅크를 통한 갤럭시S 판매는 지난 2월 초 이 회장과 손정의(손 마사요시)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간 '서울 회동' 직후부터 재개된 상태다. '사즉생(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을 외친 이 회장이 인공지능(AI)폰을 앞세워 연 52조원(5조3000억엔·세계 4위) 규모의 '아이폰 왕국' 일본 휴대폰 시장을 향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복수의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7박8일간 이어진 일본 출장 당시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겸 MX사업부장(사장) 등 주요 경영진을 대동하고 휴대폰 사업 주요 고객사인 일본의 주요 통신사를 찾아 사업 협력 강화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일본 휴대폰 시장 재공략은 지난 2월 일본 내 최대 아이폰 공급처인 소프트뱅크를 10년 만에 우군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탄력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써 갤럭시 S25 시리즈는 현재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를 필두로 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 3대 통신사를 통한 판로가 모두 확보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과거 두달 정도 간격을 뒀던 한일 양국의 신제품 출시 시차를 1주일로 줄이는 등 일본 휴대폰 시장 재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장이 직접 일본 현지 모바일 사업을 챙기기로 한 것은 정체기에 놓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돌파할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중국 모바일 업체들의 약진 등 초유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그간 전통적으로 한국 전기전자 업계의 '무덤'으로 불린 일본시장으로 뛰어들어가 활로를 모색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과거 2007년 일본 현지 가전사업 철수 이후에도 스마트폰 담당 인력은 되레 확대할 정도로 스마트폰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재공략 대상인 일본 휴대폰 시장은 연간 3200만대가 팔리는 세계 4위 시장으로, 애플 점유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아이폰 선호'가 매우 강한 지역이다.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영역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부상도 삼성전자의 일본 내 입지를 약화시킨 요인으로 평가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일본 현지 점유율은 샤오미와 같은 6%(2024년 말) 수준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앞세워 보다 공격적으로 일본 현지 투자·판매 행보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에 들어간 AI 음성 비서 '빅스비' 지원 언어에 일본어도 추가한 상태다. 개발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그간 중국 현지 연구소가 담당했던 빅스비 일본어 버전 개발 업무를 일본 현지 연구소로 이관하기도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장민권 기자
ehcho@fnnews.com 조은효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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