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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美 관세 대응… 현지 판매가격 인상 검토

관세 충격파 3분기부터 본격화
4~5월 중 고객사와 협상 마무리
美·멕시코 현지공장 최대한 활용
세탁기·건조기 생산 테네시 이전
1분기 매출 22조7398억 ‘최대’
전장·냉난방공조 ‘쌍끌이 성장’

LG전자, 美 관세 대응… 현지 판매가격 인상 검토
LG전자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응, 미국 현지 판매가격 인상 검토에 돌입했다. 관세망을 피해 미국·멕시코 공장 생산도 확대한다. 올 3·4분기부터 미국발 관세 충격파가 한층 거세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LG전자는 4~5월 미국 현지 고객사(유통기업)들과 가격 인상 협의를 마무리하는 등 관세인상에 따른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1·4분기 이미 '실적 효자'로 입증된 자동차 전장, 냉난방공조 등 양대 신성장 사업에 대한 수주활동도 한층 공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美 관세대응 로드맵 준비됐다"

LG전자는 24일 1·4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대미 관세대응 체제에 대한 전체 로드맵은 이미 준비됐다"며 "일정 수준의 판매가격 인상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미국 현지 판매가격 인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미국의 관세정책 발표 이후, 국내 가전업체 가운데 판매 가격 인상을 밝힌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LG전자는 "(미국 현지)일부 고객사(유통사)와의 협의는 이미 완료된 상태"라고 전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그간 한국공장에서 생산한 가전은 무관세 적용을 받아왔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당초 25% 부과)으로 90일 유예조치 기간인 현재 기본관세 10%가 부과되고 있다. 유예조치가 조치가 끝나는 7월 초부터는 불확실성 그 자체다. 김이권 LG전자 HS본부 경영관리담당(전무)는 "관세 전체 금액에 대한 최종가 개선이나 고객사 판매가에 대한 전체 로드맵은 준비됐다"며 "3·4분기, 4·4분기 상호관세가 지속된다면 피해가 클 것이라고 판단, 4~5월 중 고객사와 협의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LG전자는 '관세 안전지대'인 미국, 멕시코 현지 공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 건조기 물량을 미국 테네시 공장으로 이전해 미국 생산 물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증량된 물량을 기준으로 미국향 가전 매출의 10% 후반까지 커버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新사업' 전장·냉난방공조 공격적 수주

LG전자를 포함해 그룹 주력 계열사들은 미래 신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을 돌파해 간다는 각오다. LG 주력 계열사들이 지난 1·4분기 잇따라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한 것은 긍정적 신호다. 이날 LG전자는 1·4분기에 매출(연결 기준) 22조7398억원, 영업이익 1조259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5.7% 감소했으나, 매출은 7.8% 증가하며 1·4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주력인 가전은 물론이고, 신사업 분야인 자동차 전장 사업,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 매출 확대의 확실한 견인차 역할로 올라서면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와 냉난방공조를 관장하는 ES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의 합은 전년 대비 37.2% 증가했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및 친환경 냉난방기 등에 대한 대규모 수주를 예고하며, 내년 HVAC 사업 매출목표를 10조원으로 설정했다.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도 1·4분기 335억원의 영업흑자로, 전 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전환을 지속했다.
1·4분기 흑자는 2022년 1분기(영업이익 383억원) 이후 3년 만이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사업 고도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LG이노텍도 반도체 기판인 FC-CSP, 전장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