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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전환의 핵심은 버스·물류… 가장 먼저 자율주행 될 것" [중기·벤처 'Why Pick']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한지형 대표
레벨4 자율주행車 ‘로이’ 완전 무인
소프트·하드웨어 직접 개발해 눈길
현재까지 누적 820억원 투자받아

"모빌리티 전환의 핵심은 버스·물류… 가장 먼저 자율주행 될 것" [중기·벤처 'Why Pick']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한지형 대표.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제공
"제가 생각하는 자율주행은 '기술을 통해 공공의 삶을 바꾸는 도구'입니다. 궁극적으로 누구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사진)는 27일 '사람'과 '공공'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술이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둔 그의 철학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짧은 시간 내 국내 자율주행 업계를 선도하게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

한 대표는 현대자동차에서 11년간 엔진 파워트레인과 자율주행 연구를 담당했다. 2017년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으로 주야간 자율주행을, 2018년에는 평창올림픽에서 넥쏘로 양재-평창간 자율주행을 이끌었다. 이후 경일대 산학교수를 거쳐 현대차 시절 동료들과 함께 오토노머스에이투지를 창업했다.

일반 승용차 중심의 자율주행이 아닌, 특수목적 기반(PBV) 시장에 주목한 것이 차별화의 시작이었다. 한 대표는 "버스, 셔틀, 물류 분야는 모빌리티 전환의 핵심"이라며 "승용차보다 먼저 자율주행이 상용화될 영역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도심 자율주행 버스 서비스부터 물류 셔틀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을 비롯해 전국 13개 지역에서 55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운영 중이며 국내 최장인 누적 62만km 자율주행 기록을 세웠다. 자체 개발한 레벨4 자율주행 차량 'ROii(로이)'는 운전석과 핸들, 페달없이 완전 무인 주행을 구현한다. 특히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강점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직접 개발하는 '풀스택' 역량이다.

물론 창업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22년 글로벌 투자 한파 속에서 '시리즈B(사업확장단계)'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한 대표는 사비를 털어 회사를 버텨야 했다. 하지만 2023년 10월 시리즈B 유치 성공 후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현재까지 누적 투자 820억원(시리즈C)을 달성했다.

한 대표는 올해 자율주행 차량 상용화를 위한 차량 양산과 정부 성능인증 획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동시에 내년 상장을 목표로 흑자 전환과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는 지난해 오토노머스에이투지를 자율주행 리더보드 세계 11위로 선정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다.


해외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싱가포르 합작법인 오토노머스 투 글로벌(A2G)을 통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코스모(COSMO)'를 수주했고, 아랍에미리트(UAE)의 스페이스42(구 바야낫)와 합작법인 아부다비 오토노머스 드라이빙(A2D)을 설립해 중동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한 대표는 "1967년 현대자동차 이후 국내는 자동차 제조사가 탄생한 적 없는 만큼 진입장벽이 높았다"면서 "모빌리티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자율주행 제조사'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 역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