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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불씨 살아난 극장가… 60대 여성킬러·마블 히어로 온다

이혜영 주연의 누아르 '파과'
오컬트 액션 '거룩한 밤'등
5월 황금연휴 겨낭 작품 출격
게임 옮긴'마인크래프트 무비'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좋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맞물려
선출과정 다룬 '콘클라베' 역주행

5월 가족의 달을 맞아 극장가에 훈풍이 불까.

'승부'의 흥행세를 '야당'이 이어받은 가운데 60대 이혜영이 전설의 킬러로 분한 '파과'와 마동석 주연 오컬트 액션물 '거룩한밤:데몬 헌터스'가 오는 30일 나란히 개봉한다. 외화 '마인크래프트 무비'와 '썬더볼츠*'도 가세한다.

한 극장 관계자는 "성수기의 의미가 많이 희석됐지만 명절과 여름·연말을 제하면 5월이 가장 큰 대목"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흥행불씨 살아난 극장가… 60대 여성킬러·마블 히어로 온다
5월 극장가를 장식할 이혜영 주연의 액션 누아르 '파과'

■60대 여성 킬러의 감정 액션 '파과' 주목

이혜영(63)은 신구(89), 박근형(85), 윤여정(77)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 청년의 나이다. 하지만 60대 여배우가 액션연기에 도전했다면 말이 다르다.

'파과'는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구병모 작가는 '냉장고 속 뭉크러져 죽이 되기 직전의 복숭아로 추측되는 물건'을 보고 몸도 기억도 예전 같지 않은 65세 여성 킬러 '조각'을 창조했다. 사회 약자인 노인과 여성이 폭력적 사회에 '킬러'라는 이름으로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노화와 인간의 쓸모에 대한 뛰어난 통찰로 주목받았다. 영화는 퇴물 취급을 받게 된 킬러 조각(이혜영)과 그 자리를 넘보는 신성 투우(김성철)의 대립을 그렸다. 앞서 지난 2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나이 듦의 외로움을 그린 액션영화" 등의 호평을 받았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로 데뷔한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내 아내의 모든 것' '간신' '허스토리' 등 드라마가 강한 공포, 로맨스, 스릴러, 사극 등 다양한 장르 영화를 연출했다.

민 감독은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60대 여성 킬러가 등장하는 액션 누아르물은 불가능하다는 주위의 만류에 오기가 생겼다"며 "장르적 쾌감과 드라마가 얽힌 독특한 영화를 지향했다"고 말했다.

그는 "손이 떨리기 시작한 전설의 총잡이 앞에 어느 날 손이 빠른 망나니가 찾아와 레전드에게 한판 붙자고 하는 이미지를 떠올렸다"며 "단순한 대결을 넘어 존재와 소멸, 상실과 회복, 폭력과 구원 등 상징적 모티브를 영화적으로 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세월과 연륜이 새겨진 데뷔 44년차 이혜영의 얼굴은 그 자체로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곳곳 고난도 액션 장면에서는 여배우의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투우와 조각의 과거사가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폭발하는 투우의 감정은 연민을 자아낸다. 투우의 관점에선 이 영화는 액션 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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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주연의 오컬트 액션물 '거룩한 밤'

■마동석의 핵주먹이냐, 통쾌한 청불 '야당'이냐

'거룩한 밤'은 '범죄도시'시리즈로 쌍천만 배우가 된 마동석의 새 액션영화다. 마동석의 이름값에 힘입어 28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서 24.3%로 예매율 1위에 올랐다. 마동석의 범죄 액션 프랜차이즈가 오컬트 물로 확장된 사례.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그리 높지 않으나 마동석의 핵주먹은 늘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코로나19 이후 개봉한 '청소년 관람불가'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을 경신한 '야당'도 빼놓을 수 없다.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야당'은 신작 개봉에 예매율이 4위로 밀렸지만 관객 평점이 9점대로 높다. 폭력 수위가 높은 마약 범죄물로 시작하나 정검(정치와 검찰) 유착 권력자를 향한 시원한 복수로 확장되며 극적 재미와 통쾌함을 안겨준다. '서울의 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하이브미디어코프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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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게임을 영화화한 '마인크래프트 무비'

■'마인크래프트 무비'에 '썬더볼트'합류..'콘클라베' 주목

지난 26일 개봉한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2009년 출시 후 월간 이용자 1억6000만명에 달하는 인기 게임을 영화화했다. 북미에선 지난 4일 개봉해 약 7000억원의 극장 매출을 올리며 올해 할리우드 최고 흥행작이 됐다.

블록 구조와 캐릭터 등 게임의 핵심 요소를 그대로 재현했다. 북미에선 '치킨 조키' 등장 시 사진 찍고 대사에 맞춰 단체로 웃는 진풍경이 펼쳐졌다고 한다. 성인 관객에겐 '코믹 연기 대가' 잭 블랙의 귀환이 반갑다. 판타지 세계에서 펼쳐지는 모험물로 다소 유치하지만 잔인하지 않고 코믹하며 영상미가 화려하다. 12세 이상 관람가라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좋다. 개봉 첫 주 '야당'에 이어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마인크래프트 무비'의 자리를 노리는 '썬더볼츠'는 마블의 신작 액션 블록버스터로 오는 30일 개봉한다.
'어벤져스'가 사라진 후 전직 스파이, 암살자 등 별난 놈들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로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을 휩쓴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연출했다. 미국 언론 시사 후 '다크 어벤져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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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중인 영화 '콘클라베'의 주연배우 랄프 파인즈

'콘클라베'는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후 역주행한 화제작. 현실에서도 콘클라베가 예정된 가운데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과정을 다룬 이 영화는 허를 찌르는 결말로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