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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고비' 맞은 현대차, 美현지생산 늘려 관세 정면돌파

관세TFT 꾸리고 비상계획 수립
조지아 공장 연산 50만대로 증산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생산 확대
GM과 공동개발·생산 가능성도

'6월 고비' 맞은 현대차, 美현지생산 늘려 관세 정면돌파
현대자동차·기아가 올 6월부터 미국 정부가 부과한 자동차 관세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차·기아는 한미 정부 간 협상을 지켜보는 한편,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골자로 한 관세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수립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미국 현지생산 확대와 물량 재조정 등에도 한층 더 속도를 내기로 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공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내연기관차보다 수익성이 높고,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국내 공장 생산 비중이 높아 관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지어진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내년부터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 양산도 시작할 방침이다. 조만간 생산능력도 연 30만대에서 연 50만대로 증산한다.

신공장 HMGMA 외에도 현대차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연 36만대), 기아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연 34만대)을 보유하고 있는데 부품 조달 등 공급망 현지화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은 현지에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재조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왔던 물량도 다른 거점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24일 1·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세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등 포괄적으로 부과될 예정이기 때문에 공급망 전 영역에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TFT에서는 부품 소싱 및 물류까지 포함한 미국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 및 HMGMA의 생산 효율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빠른 대응이 가능한 부품을 우선 선정해 관세 절감 효과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목표다.

기아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EV6와 EV9 등을 증산하고, HMGMA에서는 하이브리드차를 양산하는 등 현지화에 속도를 낸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지난 25일 1·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본적으로 관세 대응 전략은 미국 생산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물량은 캐나다, 멕시코 등 타 권역에도 수출하지만, 미국 내 물량 소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지난 3월 준공된 HMGMA 등 주요 거점에서 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절감을 추진하고, 부품소싱과 물류 등을 포함해 전방위로 미국 현지화 전략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포괄적 동맹 관계를 구축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도 관세 대응을 위한 깜짝 발표가 나올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현대차그룹과 GM은 승용차와 상용차 공동 개발·생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부사장은 "관세 정책 대응과 연계해 지금 논의가 진행은 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양사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