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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생활음악 시리즈 26집' 발매..국악 클래식 '진수'

국립국악원, '생활음악 시리즈 26집' 발매..국악 클래식 '진수'

[파이낸셜뉴스] 국립국악원은 서양 클래식 명곡을 국악기로 새롭게 해석한 음반 '생활음악 시리즈 26집'을 오는 5월 2일부터 스포티파이, 유튜브뮤직, 벅스, 멜론 등 전 세계 주요 온라인 음원 플랫폼과 국악아카이브에서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국악의 생활화를 목표로 한 '생활음악 시리즈'는 2007년부터 이어진 국립국악원의 대표 창작 프로젝트다. 이번 음반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세대와 취향을 아우를 수 있는 클래식 명곡 16곡을 국악으로 재편곡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된 친숙한 클래식 곡들을 기반으로, 국악 특유의 음색과 감성을 더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음반 타이틀곡 비발디의 '사계- 봄 1악장',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 4악장', 라벨의 '죽은 공주를 위한 파반', 이 세곡은 원곡의 정서와 계절감을 살리면서도 국악기의 풍부한 음향으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이번 앨범에는 국악과 서양 음악을 아우르는 네 명의 작곡가가 참여해, 국악기의 고유한 음색과 연주 특성을 클래식 명곡 속에 녹여냈다.

양승환 작곡가는 국악 작곡과 컴퓨터음악, 서양 클래식 작곡까지 아우르는 다층적 배경을 바탕으로, 비발디의 '사계- 봄 1악장'과 쿠프랭의 '수도원 미사곡 중에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포레의 '꿈꾼 후에' 등을 국악기 중심으로 섬세하게 재구성했다.

이지수 작곡가는 영화·드라마·무대음악에서 활동해온 풍부한 서사적 감각을 바탕으로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 2·4악장', 라벨의 '볼레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생상스의 '백조'를 편곡했다. 특히 '신세계로부터 4악장'에는 록적인 드럼과 베이스 사운드를, '볼레로'에는 장단의 반복성과 국악 관악기의 확장된 음향을 더해 원곡의 힘과 긴장감을 색다르게 재구성했다.

김진환 작곡가는 영화·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무용음악 등 대중문화 기반에서 축적한 감각을 바탕으로, 그리그의 '아침의 기분'과 '솔베이지의 노래', 라벨의 '죽은 공주를 위한 파반', 보로딘의 '폴로베츠인의 춤', 발트토이펠의 '스케이터 왈츠' 등을 따뜻하고 서정적인 국악-로파이(Lo-fi)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국악과 대중음악을 잇는 조선팝 창시자이자 독보적인 음색의 서도(sEODo, 서도밴드 보컬)와 함께한 '솔베이지의 노래'는 아쟁과 보컬의 애절한 조화를 통해 앨범의 감정적 중심을 이룬다.

김영상 작곡가는 국악 작곡 기반 위에 대중음악과 K-클래식 편곡까지 아우르며, 국악의 확장성과 대중성과의 접점을 실험해왔다. 비발디의 '사계- 여름 3악장'과 드뷔시의 '달빛'에서는 해금, 아쟁 등 찰현악기의 묘한 긴장과 부드러움을 살려 인상주의적 서정을 극대화했다.

앨범 커버는 일러스트레이터 스노우캣(권윤주)이 작업을 맡아 동서양 음악의 조우를 위트 있게 풀어냈다. 베토벤, 슈만, 드뷔시, 라벨 등 클래식 거장들이 국악기를 연주·감상하는 모습을 일러스트로 표현하여, 청각적 크로스오버를 흥미롭게 형상화했다.

국립국악원 측은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번 앨범은 익숙한 클래식 선율을 국악의 새로운 음색으로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비발디의 '봄', 드보르자크의 '신세계로부터' 등 계절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타이틀곡들이 5월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많은 사람에게 평안과 활력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