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덕 재외동포청장
전 세계 한인 경제인들의 최대 규모 행사인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4월 2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 기간 동안 6억6000만달러(한화 약 9900억원)에 이르는 상담이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4990만달러(한화 약 740억원) 상당의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 2002년 시작해 올해 23번째를 맞는 이 대회는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한인 경제인들에게 모국과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외연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애틀랜타 대회는 전 세계 한인 경제인들의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서 나아가 대한민국과 동포 경제인들이 한민족 경제공동체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기관장으로서 이번 대회의 3가지 중요한 장면을 꼽아보고자 한다.
이번 대회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17일 개최된 개회식에서 올해를 ‘한상경제권 구축’ 원년으로 선포했다는 점이다. 한상경제권은 동포 기업인과 국내기업인을 묶어 생산·소비·투자·인력 이동·공급망 구축이 촉진되도록 해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인데, 작년에도 대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제시한 개념이다. 최근 강대국 간 통상분쟁과 보호무역주의로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한민족 경제공동체’가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한상경제권 원년 선포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시의적절한 응답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이번 대회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K-푸드, K-뷰티, K-바이오 등 한류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주목 받는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된 전시회에 391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다양한 해외 바이어와의 교류 기회를 제공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총 86건 1억5000만달러 규모(한화 약 2250억원)의 업무협약(MOU) 체결 성과도 거뒀다. 한류의 힘이 더해진 한상의 힘이 우리 중소기업의 성장과 도약을 견인하는 중요한 자산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 최대 대미 투자처 중 한 곳이자 한미 양국 협력의 상징과도 같은 조지아주에서 열린 것도 주목할만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압력이 높아지고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 긴요한 시점에서 G2G포럼 등을 통해 양국의 지자체 및 주정부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경제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은 의미 있는 외교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향후 불확실한 국제 통상 환경을 헤쳐 나가고 한미 경제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02년부터 시작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더 이상 단순한 교류 행사가 아니다.
한민족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중소기업의 글로벌 도약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며,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이다. 재외동포청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상경제권을 구축하고 전 세계 한인경제인들과 함께 힘을 모아 대한민국과 재외동포사회가 상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묵묵히 땀 흘려온 모든 한상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