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항공엔진 개발에 14년 가량 소요
2040년 도입 위해 2027년 착수 절실
한화에어로, 2028년까지 인력 2배 증원
김원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첨단엔진사업단장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우주항공 리더 조찬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금까지 개발한 항공엔진은 휴대폰에 비유하면 애니콜 시리즈가 진화적으로 개발됐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 개발할 첨단 항공엔진은 이보다 한 차원 높은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김원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첨단엔진사업단장)
2040년 차세대 전투기 전략화를 위해서는 항공엔진 국산화가 2027년에는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존 미국 기술로 개발된 항공엔진이 탑재된 한국 전투기들은 수출 시 미국 승인을 받아야 해 K-방산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엔진 부품과 소재가 국산화되면 가격 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운영 유지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원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첨단엔진사업단장(전무)은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우주항공 리더 조찬 포럼'에서 "차세대 항공엔진 개발에는 총 14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7년 사업 착수를 목표로 정부의 사업 타당성 조사와 예산 확보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우주항공 분야 중소기업 대표와 산·학·연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국산 항공기 엔진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현실적 방안이 논의됐다.
정부는 올해 초 '첨단 한공엔진 개발 기본 계획안'을 발표하고 14년간 3조3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만6000lbf(1lbf는 1파운드(약 453g)의 질량에 가해지는 지구 중력의 힘) 성능의 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첨단 항공엔진은 차세대 전투기와 고성능 무인기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이다. 공군 차세대전투기 및 고성능 무인전투기에 장착하기 위한 고추력의 터보팬 엔진으로,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국산 항공기 수출 확대 △국내 항공제조 및 엔진 산업 생태계 조성 △공군 운영유지비용 절감 △가동률 향상 등 다양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김 단장은 항공엔진 국산화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우리나라 주력 전투기인 KF-21은 현재 미국 GE 항공엔진을 사용하고 있어 수출 시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국제 외교·정세에 따라 수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이란 공군 사용 부품 차단(1979년), F-22 해외 판매 금지 법안 통과(1998년), 이집트 전투기 수출 중단(2013년) 사태 등을 겪은 바 있다.
김 단장은 "항공엔진 원가 비중의 약 80%는 소재 및 부품 단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첨단 항공엔진을 개발하면 기존 수입에 의존하던 소재와 부품들을 국내 100여개 기업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항공기 핵심 구성품인 항공엔진을 국산화하면 우리나라 항공기 수출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0년간 항공엔진 분야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하고 현재 약 200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확보했다. 인력은 2028년까지 500명 이상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국산 전투기의 국산화율은 현재 60% 수준인데, 항공엔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라며 "KF-21의 국산화율이 65% 수준임을 고려하면, 첨단 항공엔진 독자 개발이 성공하면 국산화율 90%를 넘겨 다른 국가의 간섭 없이 무기체계를 수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첨단 항공엔진이 개발되면 1000대 이상이 판매되고, 매출은 15조~3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재, 부품, 엔진까지 국내 밸류체인 구축을 통해 2050년까지 생산유발 60조원, 고용유발 10만명 이상의 산업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김 단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개발-생산-MRO까지 전 주기에 걸친 통합 역량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항공엔진 전문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첨단 항공엔진 개발에 임할 것"이라며 "다양한 정부 부처가 함께 논의하고 공동 수행해야 해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배려를 통해 빨리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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