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국 ‘3.3㎡당 시세 톱 50’
‘사상 초유’ 모든 단지가 1억 돌파
압구정·개포동 노후 아파트도 합류
"집값 잡기 위한 규제가 역효과만"
3.3㎡(평)당 시세 기준으로 전국 상위 50개 단지가 모두 1억원을 돌파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주택자 간의 자산 격차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5일 파이낸셜뉴스가 KB부동산의 '3.3㎡당 시세 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기준으로 상위 50개 단지가 3.3㎡당 1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50개 단지 모두 1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부동산은 매달 3.3㎡당 시세 톱 단지 50개 리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최소 50개 단지가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50위권 이하에도 1억원 초과 단지가 적지 않은 것으로 KB부동산 측은 보고 있다. 4월 기준으로 3.3㎡당 1억원 초과 단지가 '50+α'라는 설명이다.
3.3㎡당 1억원 초과 단지는 최근 들어 폭증하는 모습이다. KB부동산 시계열 자료를 분석해 보면 2023년 2월에는 11개 단지에 불과했고, 2024년 2월에도 18개 단지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올 1월에 34개 단지로 늘더니 3월에는 43개로 급증했고, 4월에는 '50+α'로 치솟았다.
통계를 보면 1억원 초과 단지 대부분은 강남·서초구 등의 고가 아파트들이다. 이들 지역에서 매달 새로운 단지들이 3.3㎡당 1억원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경우 재건축을 추진 중인 노후 단지들이 모두 1억원을 넘어서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개포동의 노후 아파트도 3.3㎡당 1억원 대열에 합류하는 등 넘사벽 단지가 하나둘 늘고 있다.
시장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시장 양극화가 점점 통제 불능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다"며 "결국 집값을 잡기 위한 규제가 역효과만 더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주택과 무주택 간의 격차는 물론 이제는 주택 보유자 간의 불평등도 심화되면서 여러 부작용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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