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소비 ‘두 얼굴’
GS25 뮤비페·CU 웹드라마 취소
매출 줄어든 편의점 마케팅 중단
1억5천만원 넘는 초고가 수입차
1분기 판매량 전년比 78% 급증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저가 소비채널인 편의점마저 불황에 빠진 반면 고급차 소비는 증가하는 '신(新)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득격차와 소비침체가 깊어질수록 양극단적 소비행태가 고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매년 8월에 열던 'GS25 뮤직 앤드 비어페스티벌'(뮤비페) 행사를 올해 취소하기로 했다. 뮤비페는 국내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과 국내외 주류 페스티벌을 결합한 GS25의 대표 마케팅 행사로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간 개최됐다. 첫해 5000명으로 시작한 행사 참가자는 누적 3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만 약 7만명이 현장을 찾았다.
뮤비페는 게임, 음반, 스포츠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 협업을 통한 '문화 플랫폼'의 대표 사례로 홍보했던 행사다. 높은 브랜드 홍보 효과에도 최근 편의점 수익성 악화로 10년 만에 행사를 종료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새로운 여름 성수기 마케팅을 위해 기존의 페스티벌, 콘서트 형식의 이벤트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CU는 브랜드 팬덤 강화 차원에서 1년에 한두 편씩 웹드라마를 만들었지만 올해는 계획이 없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2월 비핵심사업 정리 일환으로 금융자동화기기 사업부를 매각했다.
불황에도 끄떡 없던 편의점업계는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게 꺾이고 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비해 가성비 높은 상품과 단독 기획상품 등을 앞세워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길어지는 경기침체에 버티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국내 편의점 매출은 코로나 영향 등으로 2022년 10.8%(전년 대비)의 고성장을 기록하다 2023년 8.1%, 2024년 4.3%로 성장둔화가 뚜렷해졌다. 올해 1·4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쳐 역성장을 겨우 면했다.
반면 올 들어 초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크게 늘어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1억5000만원 이상 초고가 차량은 총 8184대로 집계됐다. 4586대였던 지난해 1·4분기와 비교하면 78.4% 급증했다.
초고가 수입차를 제외하면 수입차 판매는 오히려 둔화하는 추세다. 1·4분기 1억5000만원 미만 수입차 판매량은 3만5159대로 전년 동기(3만5318대)보다 0.5% 줄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개인과 법인 모두 초고가 수입차 판매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올해 1·4분기 3115대의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가 개인 명의로 등록됐다.
1545대였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1.6%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연두색 번호판'을 다는 법인 명의 초고가 수입차도 3041대에서 5069대로 66.6% 증가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 판매도 감소했는데, 올해는 부자들이 대형차와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지갑을 열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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