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골든위크·中노동절 관광객 급증
인천공항 이용객수 전년比 10%↑
롯데·신세계免 매출 두자릿수 증가
‘반짝 특수’ 업황회복 계기될지 주목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면세점 업계가 5월 황금연휴 기간 '반짝 특수'를 누리며 반등에 나섰다. 특히 큰 고객이던 중국 보따리상(다이궁)과의 거래중단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업황회복의 계기를 만들지 주목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들은 연휴였던 지난 1~6일 매출이 일제히 두자릿수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물가·고환율 여파와 외국인 관광이 단체 대신 개별 위주로 바뀌면서 불황에 빠진 면세점 업계로서는 오랜만에 대목 장사를 한 셈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명동 본점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매출은 15% 증가했다. 특히 외국인 개별관광객 매출은 전년 대비 55% 증가하며 단체관광객 감소를 상쇄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7일간 매출이 직전 주 대비 17% 상승했다. 이 기간 공항 이용객수 증가폭에 비해 면세점 매출 상승률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총 147만2689명으로 일평균 21만384명이 찾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수치이다.
출국장 면세점을 이용하는 출국여객이 가장 많았던 날은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3일(11만4741명)이고, 입국장 면세점을 이용하는 입국여객이 가장 많았던 날은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6일(11만4630명)이었다.
다만 이번 연휴 특수가 면세점 업계 불황을 끝내고 실적반등의 계기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위기다. 일본과 중국도 골든위크와 노동절 등으로 연휴를 맞았기 때문에 방한 외국인이 늘고, 그에 따른 일시적 매출 상승 효과라는 시각도 있다. 내국인 수요 역시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내국인 구매객수는 5% 늘었지만 매출은 8% 감소했다. 해외 여행객수는 증가했지만 고환율과 고물가 영향 등으로 객단가는 떨어졌다는 것이다.
외국인 비중이 압도적인 면세점 업계는 다이궁과의 거래중단으로 올 들어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94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감소했다.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지난 1월부터 다이궁과의 기업간거래(B2B)를 전면 중단했고, 신라·신세계 등 다른 면세점들도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장기 적자구조에 빠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특히 중국 단체관광객이 사라지면서 외국인 개별 관광객 유치가 실적개선의 핵심으로 떠올라 사업구조를 대폭 바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황금연휴라 전년 동기나 직전 주와 비교하면 당연히 매출이나 이용객이 늘었지만 아직 업황에 변화가 없다는 게 중론"이라며 "내국인은 환율이 높으면 면세가도 높다는 인식이 있어 개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춰 마케팅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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