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 D2SF 오피스에서 열린 'D2SF 10주년 라운드 테이블'에서 양상환 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네이버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네이버 D2SF'가 지난 10년간 총 115개의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 투자해 5.2조원의 누적 기업 가치를 만들어냈다고 13일 밝혔다. 이 중 54%가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기업이고, 대부분이 극초기 단계였다. 네이버 D2SF는 앞으로도 우수한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발굴·투자를 지속하며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열린 10주년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D2SF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각 기술·산업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선 개척자(프론티어) 기업에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길게·다르게 플레이하는 경험을 쌓으며 스타트업 생태계에 계속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D2SF의 투자 대상 기업 중 99%가 투자 당시 시드 또는 시리즈A의 초기 단계에 전략적 투자가 주를 이뤘다. 단기적 수익에 집중하는 독립 법인 VC에 비해 내부 조직 형태의 D2SF가 가지는 차별점이다. 투자 이후에도 입주공간,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양한 밸류업 및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성장을 돕고 지속적인 협업을 도모한다.
이 결과 네이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는 현재 5.2조원 규모로 지난 2021년(70개) 대비 약 4배 규모로 성장했고, 이 중 64%가 네이버와 구체적인 협업 아젠다를 발굴했다. 또 투자 기업들의 생존률이 96%에 달했고, 시드 단계를 벗어나는 기간이 18개월에 불과했다.
네이버 D2SF 투자 성공의 대표적인 사례로 국내 최초 AI 반도체 칩을 설계한 '퓨리오사AI'와 로봇SW 기업 최초 상장사인 '클로봇', AI 데이터 플랫폼 최초로 상장한 '크라우드웍스' 등이 있다.
특히 퓨리오사AI는 법인 설립 후 첫 투자를 포함, 이후 두 차례 후속 투자를 네이버 D2SF로부터 유치했다. 지난 3월에 퓨리오사AI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로부터 약 1조2000억원의 인수·합병(M&A)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하기도 했다.
네이버 D2SF는 향후 투자 스타트업의 81%가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D2SF 역시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세워 활동 반경을 넓히기도 했다.
네이버 또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기업이라면 가리지 않고 글로벌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양 센터장은 "AI의 파도를 맞아 스타트업들은 더 큰 시장과 더 큰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글로벌 고객이나 파트너 확보 등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지난 10년의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교두보가 되겠다"고 전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기술로 출발해, 기술로 성장한 '기술 DNA'를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로 출발하여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활발한 국내 IT 생태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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