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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서 선생님으로… "제자들 취업 성공에 보람"

교육기관 대표서 교단 뛰어든
이대호 경일관광경영고 교사
통상 1시간 일찍 학교로 출근
학생들 위해 취업정보실 개방
입시, 취업준비 위한 공간으로
공기업 취업·대학 진학 등 늘어

CEO서 선생님으로… "제자들 취업 성공에 보람"
"제자들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 게 가장 큰 보람이죠."

이대호 경일관광경영고 교사(사진)는 13일 "제자들이 지난해 한국은행을 비롯해 공기업, 상장사, 우량기업에 다수 취업했다"며 "뿐만 아니라 연세대와 한양대, 서강대 등 대학 진학도 많이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사는 교육기업 CEO를 지낸 이력이 있다. 지난 2002년 에듀박스(현 골드앤에스)에 임원으로 입사한 그는 '초등학교 방과후 컴퓨터교실' 사업을 총괄했다. 이를 통해 당시 전국 350여개 초등학교, 약 10만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교사는 "컴퓨터 교육에 이어 '영어 말하기학원 토킹클럽'을 기획한 뒤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인기 영어강사 이보영이 합류하면서 '이보영의 토킹클럽'을 론칭할 수 있었다"며 "이보영의 토킹클럽은 가맹학원 500여개, 수강생 약 5만명을 확보했으며, 그 결과 에듀박스 CEO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교육 관련 기업에서 임원과 CEO 등을 역임하던 그는 5년 전 경기도교육청에서 취업전문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본 뒤 새로운 도전에 가슴이 뛰었다. 그는 이미 대학 재학시절 교직을 이수해 정교사 2급 자격을 보유했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사 CEO,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교육 업계 인맥도 화려했다.

이 교사는 "현재 경기 안산에 위치한 경일관광경영고에서 상업을 지도한다"며 "회계실무와 비서실무, 성공적인 직업생활 등 사회에 진출하는데 꼭 필요한 수업을 할 때 그동안 사회생활이 학생들을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1시간 일찍 학교로 출근한 뒤 취업정보실 문을 열어 놓는다.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은 이곳에 들러 그날 제출해야 할 숙제를 하곤 한다. 방과 후엔 학생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 대학 입학원서 작성, 회사 입사를 위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학생들에 있어 사랑방인 셈이다.

이 교사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취업에 더욱 힘을 쏟는다.
그는 "학생들 중 다문화가정이 많은데 언어장벽과 출입국사무소 서류처리 등이 복잡해 그동안 취업은 연간 2명 수준에 불과했다"며 "지속적으로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설득하는 작업 등을 통해 지난해 현장실습에 12명을 참여시키고 이 중 5명이 취업으로 전환한 뒤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앞으로도 교육 관련 일을 지속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했는데 대부분 교육기업 임원과 학교 교사 등 교육 관련 일을 했다"며 "젊은 교사들 중 취업전문교사 지원자가 있으면 자리를 물려주고, 몸과 마음이 불편한 시니어를 대상으로 문해교육과 디지털교육, 건강을 챙기는 요양교육사업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