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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에코플랜트에 힘싣기… 그룹 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그룹 사업구조개편 속도
SK머티리얼즈 자회사 4곳 편입
IPO 앞두고 체력 강화 나선듯
SK C&C 사명 SK AX로 변경
브로드밴드에 데이터센터 매각

SK, 에코플랜트에 힘싣기… 그룹 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SK그룹이 SK에코플랜트와 SK브로드밴드를 각각 그룹의 대표 '반도체 소재', '인공지능(AI)'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알짜 자회사 및 자산을 이들 기업에 집중시키는 대규모 사업구조개편을 단행했다. 또한 SK C&C의 사명을 SK AX로 변경하고, 10년 안에 글로벌 톱10 AI 전환(AX)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 2년간 진행돼 온 SK그룹의 사업 리밸런싱 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IPO 앞둔 SK에코플랜트 "이젠 반도체 소재사"

SK㈜는 12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SK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에 편입시키는 한편, SK C&C가 보유한 30㎿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약 5000억원에 매각하기로 각각 의결했다고 13일 밝혔다. 비효율적인 중복 사업을 조정하고 △반도체 소재 △AI 인프라 등 미래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결집시킨다는 취지다.

친환경 사업을 영위해온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소재기업으로 전환한다. SK㈜는 이를 위해 사내독립기업(CIC)인 SK머티리얼즈 CIC 산하의 4개 자회사 △SK트리켐(65%) △SK레조낙(51%)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의 보유 지분을 SK에코플랜트에 현물로 출자한다. 또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에 대해서는 SK에코플랜트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한다. 약 4800억원 규모의 자본을 SK에코플랜트에 지원하는 셈이다.

이번 리밸런싱 조치로,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반도체 관련 기업인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이번에 SK머티리얼즈 산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추가로 품게 됐다.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SK트리켐과 SK레조낙은 각각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전구체와 식각 가스를 만드는 업체다.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를 제조하고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데 필수적인 포토 소재를 생산한다. 앞서 편입된 에센코어는 주로 SK하이닉스의 메모리를 가져다가 D램 메모리 모듈, USB, 마이크로 SD카드 등을 만들어 파는 해외 자회사이다.

SK㈜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관련 EPC(건설) 사업과 반도체 리사이클링 사업에 반도체 소재 분야를 강화해 반도체 종합 서비스 사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의 'SK에코플랜트 키우기'에 대해 내년 기업공개(IPO)준비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AI 중심으로 사업 재편 속도

이번 사업개편의 또다른 축은 AI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로 가산과 서초, 일산 등 총 9개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게 됐다.
SK브로드밴드는 이를 바탕으로 미래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는 동시에 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핵심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도 과거 종합상사 역할에서 벗어나, AI 중심 사업지주회사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성과가 지주사 가치에 직결되는 만큼, 중복 사업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하는 등 자회사 지분 가치를 끌어올려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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