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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관광, 글로벌 진출 위해선 불필요한 장벽부터 없애야"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지도·결제 등 각종 규제 개선 촉구

"K-관광, 글로벌 진출 위해선 불필요한 장벽부터 없애야"
왼쪽부터 이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장 겸 국회관광산업포럼 공동대표, 윤석호 데이트립 대표, 권용근 페어플레이 대표,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 석영규 올마이투어 대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제공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로드 투 글로벌(Road to Global)'이라는 타이틀로 관광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과 성장을 위한 세미나를 가졌다고 14일 밝혔다.

윤석호 데이트립 대표, 권용근 페어플레이 대표, 석영규 올마이투어 대표,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 등 관광 분야 스타트업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열린 이번 세미나에선 국내 관광 스타트업이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제도적 제약과 개선 방향 등에 대한 열띤 토의가 이뤄졌다.

대표적인 문제로는 한국에서의 구글맵 기능 제한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스타트업 대표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대다수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구글맵이 한국에서는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 규제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관광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설계할 경우 구글맵 기반이 사실상 필수인데, 국내에서는 이를 사용할 수 없어 결과적으로 국내용 서비스와 해외용 서비스를 따로 개발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결제 시스템 역시 외국인 대상 서비스 확대의 큰 걸림돌로 꼽혔다. 올마이투어와 트래볼루션 등 인바운드 중심 기업들은 외국인 고객이 온라인 결제를 시도할 경우 공인인증, 주민번호 입력 등 번거로운 절차로 인해 결제 실패율이 높고 그만큼 이탈률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지에 해외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결제 시스템인 스트라이프(Stripe) 등을 우회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패널토론에선 관광 스타트업이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와의 경쟁에서 공정한 출발선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관광 정보 데이터 등이 글로벌 OTA에는 개방돼 있으면서도, 국내 스타트업에는 동등한 접근 기회조차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제언도 제시됐다.
구체적으로는 △정밀지도 반출 제한 완화 △글로벌 지도 서비스와의 호환 허용 △외국인을 위한 간편 결제 시스템 도입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에 맞춘 등록 제도 개선 △관광 공공 데이터 개방 및 민간 연계 확대 등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또한 관광 스타트업을 수혜 대상으로 보는 낡은 인식을 깨고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패널토론의 좌장을 맡은 이훈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장 겸 국회관광산업포럼 공동대표는 “관광 스타트업은 디지털 관광 산업의 선도자이자, 한국 관광의 글로벌 경쟁력을 떠받치는 핵심 주체”라며 “정부는 단순한 지원자를 넘어 실질적인 협력자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