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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 재료로 덜 맵게"… 종가, 세계인 식탁에 김치 올린다 [K푸드 글로벌 2.0시대]

8 글로벌 영향력 키우는 대상 종가
ABC김치 등 현지화 전략 앞세워
작년 9390만弗 사상 최대 수출고
국내 수출 57% 담당 '세계화 선봉’
美·유럽으로 제조 네트워크 확대
도쿄 팝업 등 김치 알리미 역할도

"그 나라 재료로 덜 맵게"… 종가, 세계인 식탁에 김치 올린다 [K푸드 글로벌 2.0시대]
지난달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서 열린 대상의 김치 팝업인 '김치 블라스트 도쿄 2025'에 현지인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대상 제공
"그 나라 재료로 덜 맵게"… 종가, 세계인 식탁에 김치 올린다 [K푸드 글로벌 2.0시대]
국가 대표 김치 브랜드인 대상 종가가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수출 시장 다변화를 꾀하면서 김치 종주국으로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양배추·케일·당근 김치 등 세계인의 입맛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김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종가, 김치 세계화 견인

14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김치 수출액은 1억636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4분기에도 국내 김치 수출액은 4142만 달러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김치 수출국은 2020년 85개국에서 지난해 95개국으로 증가했다.

김치 수출은 국내 대표 포장 김치 브랜드인 대상 종가가 이끌고 있다. 대상 종가의 김치 수출액은 2016년 2900만 달러에서 지난해 9390만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올해 1·4분기에도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에서 대상 종가의 비중은 절반을 훌쩍 넘은 57.3%에 이른다.

대상 종가는 김치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 속에 글로벌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종가 김치는 현재 미주와 유럽, 대만, 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세계 80여개 국가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원거리 지역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 케냐 등 아프리카를 비롯해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쿠웨이트 등 중동, 칠레, 페루 등 중남미 국가까지 진출하며 종가 김치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중 미국에서는 2022년 초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CA)에 위치한 대상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 규모다.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식품기업은 대상이 유일하다.

LA공장에 이어 미국 현지 식품업체 '럭키푸즈'를 인수하며 추가 생산기지 확보에 나섰다. 럭키푸즈는 2000년 설립된 아시안 식품 전문회사다. 서울 김치를 비롯해 스프링롤, 소스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현지 대규모 김치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2023년 5월 폴란드 신선 발효 채소 전문업체 ChPN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ChPN의 생산시설과 유통망을 활용해 종가 김치를 유럽 시장에 우선 공급하고 있다.

폴란드 크라쿠프에 설립하는 대상 김치 공장은 총 대지 면적 6613㎡에 이른다. 대상은 폴란드 공장 완공까지 약 15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연간 3000t 이상의 김치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세계인 입맛 맞춘 현지화 전략

대상 종가는 해외 소비자 입맛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김치의 세계화을 앞당기고 있다. 지난 2021년 미국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배추김치 뿐만 아니라 양배추, 케일, 당근을 활용한 김치 3종을 출시했다.

또 상대적으로 덜 매운맛을 선호하는 현지인들을 위한 '마일드 김치', 해조류와 함께 샐러드처럼 즐길 수 있는 '해초샐러드 김치', '백김치', '사과 비트 당근 김치(ABC김치)' 등 맵지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글로벌 전용 김치를 선보였다.

현지 채소를 활용해 김치를 샐러드처럼 즉석에서 만들 수 있도록 양념 형태의 DIY 김치 페이스트를 비롯해, 작게 잘라진 김치에 무말랭이를 더해 햄버거나 샌드위치 속에 토핑처럼 넣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크런치 김치' 등을 새롭게 출시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대상 종가는 국내 업계 최초로 북미와 유럽에서 식품안전 신뢰도 표준으로 여겨지는 '코셔' 인증마크를 획득했다. 2009년에는 맛김치, 포기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총 4종이 할랄 인증을 획득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등에 수출하며 현지인들에게 한국 전통 김치를 선보이고 있다.

대상 종가는 전세계에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활동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서 7일간 김치 팝업 '김치 블라스트 도쿄 2025'를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달 29~지난 1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SIAL 캐나다 2025'박람회도 참가해 북미 시장 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사진)는 "앞으로도 한국 김치가 세계인의 식탁에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글로벌 활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