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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리스크 완화… 기관, 반도체주 정조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고
셀트리온·삼성바이오 팔아

관세 리스크 완화… 기관, 반도체주 정조준
반도체주를 향한 기관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주가를 억눌렀던 관세 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데다, 미국발 인공지능(AI)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바이오 업종은 약가 인하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기관들의 주요 매도 타깃이 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관은 SK하이닉스를 18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2위다.

이어 기관은 삼성전자를 1571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3위에 올렸다. 3거래일 연속 매수세다. 이외에도 기관은 한미반도체를 15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은 관세 리스크 완화가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대한 고율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대표 수출주인 반도체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반도체주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1기 당시에도 관세 유예 조치 이후 반등세를 보인 바 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당시 반도체주는 업황, 기업 실적, D램 가격 등 전반적인 지표가 좋지 않았음에도 관세 불확실성 해소에 시장 대비 아웃퍼폼 하는 흐름이 나타났었다"며 "이번에도 1기 만큼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의 초과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불어온 AI 훈풍도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날 엔비디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최신 AI 칩 중 하나인 GB300 블랙웰을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 역시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AI 칩 수출 제한 조치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기관은 바이오 업종에 대해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같은 기간 기관은 셀트리온을 1062억원어치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에서 세번째로 많이 팔았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570억원어치, SK바이오팜을 381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미국의 약가 인하 행정명령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약가 인하 정책 자체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전체에 큰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적고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에 관심을 집중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