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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에버랜드를 모두가 꿈꾸는 공간으로 만들죠"

이형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 크리에이티브 팀장
축제·공간기획 등 콘텐츠 총괄
산리오 축제 한달간 50만명 찾아
일본 본사에서도 찬사·벤치마킹
올해 40주년 맞은 장미축제 개막
"작년부터 준비… 즐겨주셨으면"

[fn이사람] "에버랜드를 모두가 꿈꾸는 공간으로 만들죠"
이형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 크리에이티브 팀장. 삼성물산 제공
서울 강남역 출발 '5002번 버스'는 흔히 '에버랜드행 버스'라고 부른다. 길게 늘어선 버스 대기줄, 그 행렬 속에 가끔 그도 있다. "고맙고 감사하죠." 그 줄 끄트머리에서 에버랜드를 찾는 사람들을 향해 차오르는 고마움과 뿌듯함으로 고개를 숙이곤 한다고. 15일 만난 연간 600만명이 찾는 '꿈의 공간'을 설계하는 이형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 크리에이티브 팀장(55·사진)의 얘기다. 에버랜드의 공간 기획부터 축제, 행사 등 모든 콘텐츠를 총괄하는 이 팀장은 국내 최고의 테마파크 기획자다.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와 함께 에버랜드를 대표하는 '마에스타(장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어린이들에게는 '에버랜드 아저씨'로 불리며, 직원들에게는 일명 '이 마에'다.

'산리오 콜라보 튤립축제(봄)' '넷플릭스 협업 블러드시티 축제(가을)' '무민 윈터토피아 축제(겨울)' 등 에버랜드의 사계절 축제를 글로벌 캐릭터 및 OTT와 협업으로 재탄생시켰으며, '정원 구독패스' '50년 만의 에버랜드 은행나무 숲 개방' 등 에버랜드·캐리비안베이의 모든 공간과 콘텐츠가 그의 손을 거쳤다. 올봄 일본 캐릭터 산리오와 협업한 에버랜드 튤립축제는 개장 한 달 만에 5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튤립축제 콘텐츠 조회수는 1000만회를 넘어섰다. 일본 산리오 측이 찬사를 보내며 벤치마킹을 해 갔을 정도로 콘텐츠 완성도나 화제성 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넷플릭스와의 블러드시티 영상 조회 수도 1000만뷰를 돌파했다. 각종 축제 방문객 수도 20% 안팎으로 성장세다. 콘텐츠 장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가 테마파크와 처음 연을 맺은 것은 미국에서 현존하는 3대 건축가로 불리는 로버트 A M 스턴 건축회사에 10년간 몸담으면서부터다. 이때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디자인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여기(에버랜드)에 오시면 모두 행복해합니다. 화나고 슬프고 짜증나는 감정들도 사라지죠. 그래서 더 이 일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 많은 행복감을 드릴 수 있을까. 그게 가장 큰 고민이고, 그게 제 역할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는 물론이고 어린이의 시선, 2030대의 감각, 중장년층의 선호 모두를 읽어야 한다. 이 팀장은 "장미원, 은행나무 숲, 동물원 등 에버랜드가 가진 수많은 동식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에버랜드만의 글로벌 캐릭터 IP(지식자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6일에는 그와 팀원들이 지난가을부터 7~8개월간 매달린 또 하나의 축제 '에버랜드 로로티 장미축제'가 개막한다. 올해는 더욱이 장미축제 40주년을 맞는 해로 '대작'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버랜드가 자체 개발한 40여개 품종을 비롯한 총 720개 장미품종과 에버랜드만의 새로운 '사막여우' 캐릭터인 '도나 D. 로지'가 등장한다.
개막 전 사막여우 티저광고만 300만뷰를 기록할 정도로 이 역시 기대가 크다. 온라인상에선 벌써부터 "캐릭터가 고급스럽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10년 가까이 장미축제를 기획했으면서 이번에도 개막 준비로 "밤을 꼴딱 새웠다"는 그는 "고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된다"며 미소지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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