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전'
'칼레의 시민''거대한 여인III'
마크 로스코·장욱진 회화까지
고정 서사없이 44개作 선보여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정성을 담은 보자기전'
선조들의 필수품된 복 감싸던 천
19~20세기 관련유물 60점 공개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는 현대미술 소장품전 연합뉴스
19~20세기 기러기 보자기
19~20세기 조각 보자기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제공
알베르토 자코메티 '거대한 여인 Ⅲ' .리움미술관 제공
"미술사적 지식이나 주입식 읽기를 벗어나 감각적 경험과 신박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관람객들이 스스로 작품 간의 대화를 상상하고 의미를 찾아나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리움미술관)
"전통 보자기가 단순한 옛 유물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화려한 메인 전시 못지않은 근·현대 미술 소장품전이 대기업 미술관들에서 열린다.
리움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과 국제 미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현대 미술 소장품전'을 무기한으로,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다채로운 색의 향연 속에서 조선시대 여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정성을 담은 보자기 소장품전'을 오는 8월 14일까지 개최한다. 리움미술관은 삼성문화재단 창립 60주년을 맞아 M2와 로비에서 총 44점, 35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리움미술관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작들과 함께 유럽의 앵포르멜,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 및 개념미술 등 국제 미술 흐름을 아우르는 작품을 수집해왔다.
이번 소장품전은 지난 수십 년간 구축한 컬렉션을 현대적 시각으로 조명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특히 리움 컬렉션을 동시대적 관점에서 새롭게 구성해 익히 알려진 대표적인 작품보다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중요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시는 연대기적 또는 주제별 구성을 따르기보다는 작품 간의 시각적 혹은 개념적 병치를 통해 관람객들이 작품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고, 다층적이며 비선형적 예술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고정된 서사없이 각 작품은 서로 다른 맥락 속에서 확장되고 변주돼 예술적 사유의 지평을 넓힌다.
이번 리움 소장품전의 메인 작품인 오귀스트 로댕의 '칼레의 시민'과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거대한 여인 III', 얀 보의 '우리 국민은', 마크 로스코와 장욱진 회화의 만남은 전통과 현대를 잇는 근·현대 미술 컬렉션의 역사를 조망하며, 옛 로댕 갤러리(1996~2016)의 기억을 되살린다. 특히 로댕은 '칼레의 시민'을 통해 14세기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 전쟁 당시, 칼레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건 시민 영웅 6인을 기리는 기념비를 제작하며, 주인공들을 영웅적인 모습으로 묘사하기보단 두려움과 고뇌, 신념과 의지, 모든 것을 내려놓은 모습까지 복합적인 감정이 드러나도록 표현했다.
또 솔 르윗, 리차드 디콘, 칼 안드레, 로버트 라우셴버그 등 현대 미술 거장의 주요 작품이 소장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다. 여기에 루이즈 네벨슨, 한네 다보벤, 리 본테큐, 정서영, 임민욱 등 최근 새롭게 소장한 작품이 더해져 리움미술관 컬렉션의 확장된 예술적 깊이와 넓이를 풍성하게 드러낸다.
리움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이미 알려진 대표적 작품보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중요 작품과 최근 소장 작품을 통해 현대 미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기회"라며 "다채로운 리움의 소장품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풍성한 예술적 대화를 경험하기를0를 바란다"고 전했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서른 번째 소장품 테마 전시 '정성을 담은 보자기 Bojagi : A Wrapping of Devotion' 전(展)을 통해 박물관 소장 19~20세기 전통 보자기 관련 유물 60여점을 선보인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측은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일생의례(一生儀禮)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특히 인륜지대사의 하나로 여긴 혼례는 주고받는 물품에 사용하는 보자기 하나에도 지극한 정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혼례에는 청색과 홍색을 기본으로 화려한 색의 비단 보자기를 주로 사용한다. 행복, 다산, 부귀 등을 상징하는 꽃과 나무, 과일, 새 등 다양한 종류의 자수 문양과 보자기의 네 귀에 색실과 금종이로 만든 금전지(金箋紙) 장식을 더해 의례의 품격을 높이기도 했다.
직물로 만든 보자기는 소재의 유연함으로 의복, 장신구, 식기, 함, 서책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품의 용도와 크기에 상관없이 두루 활용됐다. 옛 문헌에 기록된 보자기를 뜻하는 한자어 '복( )'은 행복을 뜻하는 '복(福)'과 음이 같아서 보자기는 복을 담아 간직한다는 의미가 더해져 선조들의 삶에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측은 "옛 여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바느질을 통해 다양한 옷감의 쓰임을 이해하고 바느질 방법을 익혔다"며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전통 보자기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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