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도권 악성 미분양 분석
총 81개 단지 전수 조사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방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도권 외곽은 물론 서울 중심지에서도 불 꺼진 집이 적지 않다. 정부 통계를 보면 올 3월 기준으로 악성 미분양 10채 중 2채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파이낸셜뉴스가 수도권 지자체들이 공개한 악성 미분양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공개된 아파트 기준으로 총 81개 단지로 나타났다. 서울 25개, 경기 53개, 인천 3개 등이다. 관련 법상 미분양 신고는 의무가 아니다. 때문에 사업주체가 비공개를 요청하면 지자체는 공개하지 않는다. 81개 단지 외에 ‘숨은 미분양’도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자료 : 국토교통부
강남4구인데...강동구 '악성 미분양 1위'
우선 서울의 경우 3월 말 기준 악성 미분양은 25개 단지 644가구다. 눈길을 끄는 것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4구에 속하는 강동구가 287가구로 1위이다. 그 뒤를 강서구(145가구), 도봉구(65가구), 구로구(59가구) 등의 순이다. 강동과 구로구 등 2개 지역에 70%가량이 몰려 있는 셈이다.
자료 : 서울시
강동구의 경우 악성 미분양 단지가 9곳에 이른다. 길동과 천호동에 위치해 있고, 대부분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시공한 소규모 단지이다.
이 가운데 길동의 S사가 시공한 A단지는 총 80가구 가운데 75가구가 악성 미분양이다. 같은 지역에 같은 S사가 시공한 B단지도 64가구 중 41가구가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았다. 서울의 경우 강동구, 그 중에서도 길동과 천호동이 ‘악성 미분양의 무덤’인 셈이다.
강서구의 경우 악성 미분양 아파트에 4개 단지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역시 소규모 단지가 대부분이다. 화곡동의 S사가 시공한 C단지의 경우 140가구 중 94가구가 악성 미분양이다.
미분양 공포 수도권 북상..."지원 확대 요청"
자료 : 경기도
경기의 경우 3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53개 단지 2280가구이다. 지역별로 보면 용인시(379가구), 양주시(374가구), 김포시(217가구), 남양주시(214가구), 화성시(204가구) 등의 순이다.
용인시에는 처인구, 기흥구, 수지구 등에 불 꺼진 집이 몰려 있다. 총 6개 단지이다. 이 가운데 처인구의 모 단지는 276가구 규모인데 252가구가 악성 미분양이다. 단지명 미공개를 요청한 수지구의 한 아파트도 70%가량이 악성 미분양이다.
양주시는 택지개발지구인 옥정지구에 준공 후 미분양이 집중돼 있다. 총 9개 블록에서 아직도 팔리지 않은 집이 있다. 옥정지구 한 아파트는 전체 가구의 절반가량이 준공 후 미분양이다. 다른 단지 역시 30~40%가량이 악성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다름으로 악성 미분양이 많은 김포시의 경우 2개 단지가 이름을 올렸다. 장기동과 고촌읍에서 조성되는 아파트이다. 고촌읍 단지는 1300여 가구 가운데 190여가구가 미분양이다.
인천의 경우 3월말 기준 악성 미분양은 1650가구이다. 검단 신도시가 있는 서구가 1283가구로 대부분이다. 인천의 경우 사업주체 거의 대다수가 미분양 정보 비공개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공개된 악성 미분양 단지는 고작 3곳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분양 공포가 수도권으로 북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미분양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고 대상도 지방에서 최소한 수도권 외곽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수도권 외곽은 지방보다 더 상황이 심각한 곳도 있다”며 “수도권의 경우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jb@fnnews.com 이종배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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