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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판매실적·시장점유율·주가 '빨간불'에...현대차, 인도에 실사단 급파

[단독] 판매실적·시장점유율·주가 '빨간불'에...현대차, 인도에 실사단 급파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 인도법인 구르가온 사옥에서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현대차 제공
【뉴델리(인도)·하노이(베트남)=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김준석 기자】현대차그룹이 인도 사업 진단을 위해 고위급 실사단을 급파했다. 지난해 10월 인도 증시 상장 이후 시장 점유율, 판매 실적, 주가 모두 하락세를 보인 데 따른 응급조치다. 실사단은 약 일주일간 인도에 체류하며 현지 딜러, 고객, 부품사, 애널리스트, 금융기관 관계자 등 주요 관계자들과 직접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판매, 마케팅, 재무, 상품개발 등 다양한 부서에서 구성된 실사단을 파견해 인도 법인 사업 점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임원들의 인도 방문이 드문 일이 아니지만, 부서 간 협업팀이 한꺼번에 구체적인 시장 경쟁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파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반응이다. 인도 경제매체 이코노믹타임즈(ET)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현대차 본사는 마힌드라 등 현지 브랜드에 대한 선호 증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인도시장에 2025 회계연도 기준 점유율이 14%로 2013 회계연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오랫동안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인도 승용차 시장 2위를 유지해왔으나, 현재 그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특히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가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지난 2월 한때 3위로 내려앉았다. 이후 3월에 다시 2위를 회복한 뒤 4월에는 마힌드라와 타타에 밀려 4위로 하락했다. 올해 회계연도 기준 2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경쟁 심화로 인해 이 지위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4월 판매 실적도 부진하다. 총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6만0774대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국내 판매는 11.6% 감소한 4만4374대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마힌드라는 5만2330대, 타타는 4만5199대를 판매해 현대차를 앞섰다. 소매 판매에서도 현대차는 4만5350대로 마힌드라(4만7800대), 타타(4만6000대)에 뒤처졌다. 2025 회계연도 기준으로는 마루티 스즈키가 40%의 시장 점유율로 선두를 지켰으며, 현대차가 2위, 마힌드라가 13%로 3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내부 우려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의 첫 인도 방문 중에도 드러났다. 무뇨스 사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인도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빠른 성장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ET에 "점유율 하락은 고기저효과, 제품 수명 주기, 신규 진입자와의 경쟁 격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마하라슈트라 주 탈레가온에 건설 중인 새로운 공장이 올해 하반기 가동될 예정이라며, 이 공장이 국내외 수요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타밀나두 스리페룸부두르에 위치한 기존 공장은 가동률이 90%를 초과한 상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