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데이터 분석, 도난범죄 동향 발표
도난범죄 건수 33% 감소
반년 소액 현금 노린 생계형 범죄 기승
자정∼6시 도난범죄 전체 70.6%
도난범죄 피해금액.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액 현금을 노리는 생계형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원 범죄예방연구소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고객처 데이터를 분석한 도난범죄 동향을 18일 발표했다.
에스원 관계자는 "최근 사회 전반의 보안 인프라가 강화되면서 도난범죄가 감소세를 보인다"며 "실제로 최근 3년 사이 도난범죄 건수가 3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현금을 노린 생계형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스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도난범죄 중 38.4% 범행 도중 포기 △소액 현금 노리는 생계형 범죄 기승 △심야 시간대 범죄율 증가 등 경향을 보였다.
우선 도난범죄 중 범행을 시도하다 포기한 '미수 사건'이 전체의 38.4%에 달했다. 범행을 중단한 주요 원인으로는 현장에 설치된 CCTV 확인, 보안업체 직원 출동 등 보안솔루션이 작동해 범인들이 도주한 사례가 대다수였다. 범행 과정에서 보안솔루션이 설치된 사실을 인지한 범인들이 심리적 압박을 느껴 스스로 도주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원 CCTV 설치 고객 수 역시 2022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CCTV 상품인 'SVMS(Smart Video Management System)'는 지난해 기준 판매가 279% 증가하며 보급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SVMS는 침입과 난동, 배회 등 이상 상황을 신속하게 감지한 뒤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통보해 범죄 예방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도 CCTV 설치가 활발하게 이뤄져, 지난해 기준 전국적으로 176만대 이상 CCTV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10년 전보다 120만대 정도 증가한 수치다.
피해가 발생한 도난범죄를 분석한 결과, 피해 금액 100만원 미만의 '소액 절도'가 전체 81.8%에 달했다. 절도 대상의 79.8%는 현금이었으며 담배와 식료품 등도 주요 표적이 됐다.
이러한 소액 절도 사건은 증거 확보가 어렵고 보상 절차 역시 복잡해 피해자가 실질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CCTV 캡처 화면을 매장에 부착하거나, 자비로 경고 문구를 게시하는 등 자구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보안 업계에서는 범죄 피해 발생 시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도난 보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해 접수 후 간편한 절차를 통해 신속한 금전 보상을 지원하면서 피해 회복 지연으로 인한 영업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도난범죄 발생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 자정부터 6시 사이에 발생한 사건이 전체의 70.6%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18~24시(19.9%) △6~12시(6.7%) △12~18시(2.8%) 순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증가하는 무인점포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무인점포는 운영 효율성과 인건비 절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상주하는 사람이 없다는 특성상 범죄에 취약한 구조적 한계가 있다.
에스원 분석 결과에서도 무인점포 도난범죄의 81.8%가 인적이 드문 자정~6시에 집중됐다. 키오스크나 동전교환기를 강제로 열어 현금을 절취하는 수법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인매장 환경에 특화된 보안 솔루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먼저 출입문에는 신용카드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출입 단계부터 외부인 무단출입을 차단한다.
매장 내부에는 AI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CCTV를 설치해 난동, 잔류자 등을 실시간 감지하고 이상 상황 발생 시에는 관제센터와 연동된 원격 경고 방송을 즉시 송출하면서 범죄 시도를 초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범죄 유형과 수법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보안솔루션 역시 고도화되고 있다"며 "범죄로부터의 피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일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맞춤형 보안솔루션을 설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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