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과 연방통신위원회(FCC) 브랜던 카(Brendan Carr) 위원장이 면담을 진행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을 방문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미국 통신 당국과 전 세계적인 위협이 되는 통신사 해킹에 대한 한미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엔비디아를 방문해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협력키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 장관이 지난 14일부터 17일 미국 워싱턴 D.C.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국립과학재단(NSF) 및 엔비디아와 면담을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방미는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026년 연구개방(R&D) 효율화 예산안 발표와 에너지부 민감국가 리스트에 한국 포함 및 한국의 인공지능 분야 추경 예산안 통과 등에 대한 대응으로 한미 과학기술 공동연구 및 AI 인프라 확대 등을 조속히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먼저 유 장관은 지난 14일 연방통신위원회(FCC) 브랜던 카(Brendan Carr)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양측은 통신해킹은 전 세계적인 위협이 되고 있어, 국제 공조를 강화해나갈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최근 한국의 SKT 사이버 침해사고와 미국의 솔트 타이푼(Salt typhoon) 사고 등 양측의 사고 대응 방향을 공유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기로 했다.
이어 한국의 ‘IoT 보안인증제도’와 FCC의 ‘사이버 트러스트 마크’의 추진현황을 공유했다. 양국의 사물인터넷(IoT) 기업들이 상대국에서 중복 인증을 받는 부담을 줄이고 국민들도 IoT 기기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이 IoT 보안 기준 등에 대해 공유할 필요성을 공감했다.
아울러 양측의 6G 개발 및 표준활동에 대해 공유했다. 미측 해저 통신케이블 보안 강화 방향에 대해 청취하고, 한국의 통신사들도 해저케이블 컨소시엄에 참여중인 바 해저 케이블 보안에 대해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다음날인 15일에는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린 파커(Lynne Parker) 부실장을 만나 한미 과학기술 협력에 차질 없는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OSTP측에서는 한국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투자 우선순위(AI, 양자, 바이오, IT, 원자력, 기술사업화)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R&D 정책 변화를 강구하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유 장관은 민감국가 지정 등의 상황으로 연구보안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양측은 기술 분야별로 심도 있는 협력을 추진해나가고, 제12차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 개최를 위한 논의를 진행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또 유 장관은 에너지부(DOE) 산하 국립연구소인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FNAL)의 김영기 소장과의 화상 면담을 추진했다. 유 장관은 한미 연구소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문의했고, 김 소장은 35개국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고심도 지하 중성미자 실험(DUNE) 프로젝트를 국가 간 협력의 좋은 사례로 설명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의 초청을 받아 미국 본사를 방문한 유상임 장관은 제이 퓨리(Jay Puri) 총괄 부사장, 칼리스타 레드몬드(Calista Redmond) 부사장 등 엔비디아 주요 임원들과, 대한민국 AI 인프라 역량 확충을 비롯해 AI 생태계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엔비디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연내 원활한 첨단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등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유 장관은 이외에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수디프 파리크(Sudip Parikh) CEO를 만나 연구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과학기술의 개방·협력과 연구보안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미국 학계의 방향을 청취했다. 미국 에너지부(DOE) 국가핵안보관리청(NNSA) 산하 국립연구소 중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도 방문해 킴벌리 S. 부딜(Kimberly S. Budil)소장 면담 및 주요 연구시설을 살펴보고 LLNL의 추진 방향에 대해 청취, 양국의 연구소 간 협력 현황 공유 및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유상임 장관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미측과 차질없는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고, 이번에 논의한 내용을 한미 R&D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엔비디아와의 GPU 협력 모색에 착수한 바, 국내 AI 연구환경이 대폭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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