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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흑자전환에도 못 웃는 부동산신탁사

1분기 14곳 영업이익 357억
대규모 대손상각없는 영향 탓
책임준공 도산 리스크는 여전

깜짝 흑자전환에도 못 웃는 부동산신탁사

올해 1·4분기 부동산신탁사들의 총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1·4분기에 첫 적자를 기록한 이후 연간 기준으로는 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흑자 전환에 대해 일부 신탁사들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업계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4분기 14개 부동사신탁사 영업이익은 35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14개 부동산신탁사들은 지난 2024년 1·4분기 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책임준공 부실 확산 등으로 분기 기준 첫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5016억원의 막대한 적자를 냈다. 올 1·4분기 신탁사별 영업이익을 보면 한국토지신탁이 236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토지신탁이 110억원, 코람코자산신탁도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주요 신탁사들의 실적 개선이 눈에 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책임준공 사업장이 적은 대형 신탁사들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손실 폭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올 1·4분기 기점으로 실적 회복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회복세를 신탁 업계 전반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책임준공 사업장이 많은 교보자산신탁의 경우 올 1~3월에 59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우리자산신탁도 13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책임준공 여파가 일부 신탁사에는 그대로 미치고 있는 것이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1~3월에는 대규모 대손상각이 없었던 영향이 반영된 것 같다"며 "금융 계열 신탁사들은 여전히 어렵고, 업계 전반으로 봤을 때는 아직도 '어두턴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4개 부동산신탁사의 신탁계정대여금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7조7016억원에서 올 3월말에는 7조8548억원으로 1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단 증가폭은 예전보다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다. 신탁계정대여금은 시행·건설사들이 도산하면서 부동산신탁사가 자체계정으로 투입한 자금을 말한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