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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1분기 실적 저공비행… 2분기 환율·연휴로 날개 펼까

LCC 1분기 실적 저공비행… 2분기 환율·연휴로 날개 펼까
5월 '황금연휴'를 앞둔 4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1·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오는 2·4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고환율로 인한 실적 부진을 겪은 만큼, 환율이 안정되고 황금 연휴 기간 해외여객 수요가 늘어난 2·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올 1·4분기 LCC들의 실적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4분기 78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제주항공은 올해 3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12월 항공기 사고 이후 운항 편수를 지난해 동기 대비 14% 감축한 여파다.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1·4분기 7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1·4분기에는 3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583억원, 4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작년 말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고환율 장기화를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대형항공사(FSC)들은 항공기를 직접 구매해 운용하며 1·4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반면, 리스에 의존하는 LCC들은 달러로 비용을 지불하며 환율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리스 비중은 12%로 가장 낮고, 아시아나항공(58%)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LCC는 △에어부산(100%) △제주항공(85%) △티웨이항공(85%) △진에어(70%) 순으로 리스 비중이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무안공항 참사 이후 LCC 기피 현상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지만, 고환율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같은 기간 FSC와 LCC의 엇갈린 실적은 달러로 지급하는 리스비용에서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올 1·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28원 대비 125원이나 높았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가치가 10원 떨어질 때마다 약 270억원의 외화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다만 최근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2·4분기 실적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 4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44.31원으로 3월(1456.95원)보다 0.9% 하락했다.

5월 황금 연휴에 따른 여객 수요 증가도 기대할 만한 요소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5월 황금 연휴에 147만3000여명의 인파가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특히 LCC들의 주요 노선인 일본이 26.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국(17.7%), 베트남(10.2%)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연차를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최장 6일간의 황금 연휴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환율 하락과 두 번의 황금 연휴가 LCC들의 실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