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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정밀화학 부문'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둔화'...아픈 손가락?

정밀화학 매출·판매량 25% 성장
단가 하락 지속에 물량 전략 효과 둔화 우려

금호석화 '정밀화학 부문'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둔화'...아픈 손가락?
금호석유화학 울산고무공장 전경. 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의 주요 제품별 가격 변동 추이
(단위: 원/t)
품목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 1분기
합성고무 229만6000 186만4000 208만3000 226만
합성수지 232만5000 195만8000 210만 219만
정밀화학 649만7000 481만2000 435만 418만200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파이낸셜뉴스]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1·4분기 정밀화학 부문에서 판매량과 매출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제품 평균 단가는 지난 2022년 대비 36% 급락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이익은 줄어든 셈이다.

20일 금호석유화학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정밀화학 부문 매출은 545억원, 판매량은 1만303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27%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평균 단가는 t당 435만원에서 418만원으로 3.9% 하락했다.

정밀화학 제품 평균 단가는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2년 t당 650만원 수준이던 평균 단가는 △2023년 약 481만원 △2024년 435만원으로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418만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판매량 증가로 매출 규모는 확대됐지만, 단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회사 측은 전방산업 수요 부진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판매량 중심의 '볼륨 전략'을 택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원재료 자급률을 높이고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며 외형 방어에 나섰지만, 단가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량 확대만으로는 손익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정밀화학 제품 가격에 유가·환율·수급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 단가는 전후방 산업 연계와 해외 경기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며 "수요처가 유통 밴더일 수도, 최종 소비자일 수도 있어 유통 단계의 재고 상황이나 지역별 시장 구조에 따라 단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호석유화학 정밀화학 부문의 주요 제품인 산화방지제(KUMANOX)와 가황촉진제(KUMAC)는 합성고무·수지의 내구성을 높이는 핵심 소재로, 타이어 및 고무 부품 등 전방 산업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이들 제품의 수요는 합성고무 및 자동차 부품 산업 흐름에 따라 좌우되며, 해외에서는 자동차 산업의 경기 변동이 주요 수요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정밀화학 부문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1·4분기 기준 해당 부문의 매출 비중은 4.2%로, 지난해 연간 비중(3.9%)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부수적 사업에 머물고 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정밀화학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기능 특수약품과 전자소재용 화학제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환경호르몬 우려가 있는 노닐페놀의 대체물질 개발과 고기능 산화방지제 라인업 강화도 검토 중이다. 또, 중국·동유럽산 저가 수입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제품 고급화는 물론, 물류와 기술 전반에 걸친 품질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