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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 숨고르기 들어가자… 금ETF 차익실현 매물

미중 무역 마찰 완화로 단기조정
지난주 금펀드 설정액 105억 감소
호재 많아 연말 4000弗 전망도

국제금값 숨고르기 들어가자… 금ETF 차익실현 매물
고공행진하던 금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시한부 관세 조율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자,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이어졌던 금값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도 영향이 컸다. 다만 증권가는 리스크 헤지 능력 등 금을 매력적인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해 내년까지 금값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5월 9일~16일) 13개의 금 펀드에서 105억원의 설정액이 감소했다.

개별 ETF만 봐도 자금 이탈이 뚜렷하다. 같은 기간 금 선물 ETF인 'TIGER 골드선물(H)'과 KODEX 골드선물(H)에서는 각각 253억원, 1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역시 34억원의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 금 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에는 20억원이 유입 됐지만, 이는 지난 1개월간 150억원, 3개월간 3212억원이 유입된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단기적으로 금값이 흔들리자, 고점 인식에 따른 차익 실현 수요가 자극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온스당 3425달러까지 치솟았던 금 선물 가격은 이달 16일 기준 3187달러선으로 떨어졌다. 미중 관세 협상 타결로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값이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같은 복합적인 리스크 환경에서는 금만큼 매력적인 자산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 미국의 금리인하로 실질금리가 낮아질 경우, 이자가 없다는 금의 단점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

상상인증권 최예찬 연구원은 "연말 금 가격은 4000달러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며 "금은 관세발 정책 불확실성,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미 국채에 대한 신뢰도 우려 등 시장의 우려 요인들에 대해 대부분 대응이 가능하며, 역사적으로도 가장 효과적인 헤지 수단인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최근의 금값 상승이 가파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과거 상승 랠리와 비교하면 평균적인 수준"이라며 "미중 패권 전쟁 속 금의 위치를 생각하면 내년까지 상승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바젤3 최종안을 시행하면서 금의 제도적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바젤3에서 새롭게 도입되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에 따라 금이 유동성 자산으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LCR은 금융기관이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보유해야 하는 유동성 자산의 비율로, 바젤 3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DB증권 안회수 연구원은 "금이 유동성 자산으로 인정되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지기 때문에 자본 비율 부담이 줄어들고, 은행들이 금 보유를 늘릴 유인이 된다"며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및 불확실성 속 안전자산으로 기능했지만, 앞으로는 제도적으로도 유동성을 인정받는 자산으로 그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