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타이베이(대만)=장민권 기자】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가 글로벌 빅테크와 제조기업들의 격전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1981년 개최됐던 컴퓨텍스는 대만계 주요 IT업체들이 참여하는 하드웨어 중심 전시회로, 코로나 유행 시기를 기점으로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크게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1981년 이후 컴퓨텍스 무대를 아우르는 주요 기업들은 대다수가 PC 제조업체나 PC 부품업체였다. 특히 1990년대 들어 글로벌 PC시장이 활황세를 맞으면서 컴퓨텍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컴퓨터 박람회 '컴덱스'와 함께 글로벌 주요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PC 보급 속도가 느려지고, 교체주기도 길어지면서 PC산업 자체가 침체기를 겪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22년부터 컴퓨텍스의 위상도 달라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픈AI의 챗GPT를 필두로 생성형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AI 연산력을 도울 하드웨어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컴퓨텍스가 대만 IT업체들을 기반으로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모이는 허브가 됐다고 보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뿐 아니라 미디어텍, 폭스콘, 에이수스 등이 시장 지배력을 키워왔다.
이번 컴퓨텍스에는 지난 3월부터 인텔 사령탑을 맡은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도 방문한다. AMD에서는 리사 수 CEO가 올해는 행사장을 찾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으나, 잭 후인 수석부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고성능 컴퓨팅과 AI 제품 포트폴리오 등을 소개한다. 아울러 아몬 퀄컴 CEO가 기조연설을 통해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플랫폼의 성과를 발표하며 폭스콘, 미디어텍, NXP의 기조연설도 예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품 전시부스를 꾸렸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주최의 AI 콘퍼런스 'GTC 2025'에서 처음 공개한 HBM4를 전시하는 한편 엔비디아·TSMC와의 협력관계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컴퓨텍스에 처음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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