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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불황 속… R&D 늘린 크래프톤 등 호실적

크래프톤 1503억으로 투자 확대
1분기 영업이익 4573억 역대급
흑자전환 넷마블도 1500억 들여

게임업계가 불황으로 연구개발(R&D)비용을 다소 줄이고 있는 가운데 1·4분기 호실적을 낸 게임사들은 연구개발비를 늘리거나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2025년 1·4분기 R&D 비용은 1503억 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1371억 500만원)에 비해 9.6% 늘었다. 크래프톤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3% 증가한 4573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게임업계 1위를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한 8742억원을 기록했다.

인기 지식재산(IP) 'PUBG(펍지): 배틀그라운드'와 지난 3월 28일 출시된 신작 '인조이'가 크게 흥행하면서 증권사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크래프톤은 확보한 유동성을 투자에 쏟아붓고 있다. 지난 3월 26일 열린 크래프톤 주주총회에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R&D 규모를 연간 3000억원으로 늘리고, 향후 5년간 최대 1조 5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R&D 성과는 AI 초거대모델 개발, 딥러닝 기술 개발 등이 주를 이뤘다.

1·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넷마블 역시 1500억원이 넘는 비용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은 올해 1·4분기 매출 6239억원(전년 동기 대비 6.6%↑)·영업이익 497억원(1243.2%↑)을 기록했고, R&D 투자 비용은 1514억 8697만원이다. 지난해 1578억 8930만원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주로 모바일 게임 개발, 음성 인식 AI 개발 등에 투자됐다.

1·4분기 매출 1조 820억원을 기록한 넥슨의 올해 1분기 R&D 비용은 67억 700만엔(약 637억 1650만원)으로 전년 동기 54억 1100만엔(약 514억 450만원)에 비해 약 23.9% 증가했다. 국내 상장사들과 다르게 일본 유가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이 내부 회계 지침에 따라 R&D 비용만 따로 분류한 결과다.

게임업계가 넥슨과 크래프톤의 '양강 구도'를 이루는 가운데 여유가 있는 게임사들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경쟁 심화와 이용자 기대 수준 향상에 따라 기존 흥행작에만 의존하기보다 혁신적인 신규 IP 발굴 및 AI 등 차세대 기술 확보를 통한 시장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AI 등 신기술 연구 개발 투자에 앞섰던 엔씨소프트는 최근 실적 부진으로 R&D 비용이 줄었다. 1·4분기 엔씨소프트의 R&D 비용은 908억 9047만원으로, 전년 동기 1143억 9523만원에 비해 약 20.55%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약 4218억원을 R&D에 투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