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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오겜’ 나올 수 있도록… K콘텐츠 수출전문가 키운다

콘텐츠사 90% 역량 부족한 中企
문체부·콘진원, 인재 양성 도와
게임·웹툰·드라마 등 맞춤 교육
실습·인턴십·해외연수·멘토링 연계
즉시 실무 가능한 전문가 양성 목표

‘제2의 오겜’ 나올 수 있도록… K콘텐츠 수출전문가 키운다
지난 2024년 'K콘텐츠 수출 마케터 양성 교육' 넷플릭스 연계 특화교육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제2의 오겜’ 나올 수 있도록… K콘텐츠 수출전문가 키운다
'K콘텐츠 수출 마케터 양성 교육' 과정 중 수강생들이 미국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를 방문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한 기업의 수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될 줄 몰랐다. 생생한 실무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K콘텐츠 수출 마케터 양성 교육'을 마친 한 수료생의 소감이다.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수출 전문 인력 양성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2년부터 추진한 'K콘텐츠 수출 마케터 양성 교육'은 콘텐츠 수출 실무 인재를 체계적으로 배출하는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K콘텐츠 수출 전문가의 요람으로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2018년 96억달러(13조4476억원)에서 2024년 135억달러(18조9108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정부 역시 콘텐츠산업을 미래 수출산업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주요 정책 추진계획에서 'K콘텐츠 수출 확대'를 주요 과제로 명시하고, 수출 확대·시장 개척·AI 연계 혁신 등을 전방위로 추진 중이다. 그 일환으로 콘텐츠산업 지속성장을 위한 수출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본격화했다.

우리나라는 콘텐츠기업의 90%가 중소기업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 영세한 규모로 인해 자사 콘텐츠의 해외사업 추진을 위한 현지 법인 설립 등 지원 역량이 부족하다. '해외진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 비율은 2023년 3.7%에서 2024년 11.4%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지난 2020년부터 교육 프로그램 도입을 지속 건의해왔다. 게임, 웹툰, 드라마 등 장르별 수출 방식이 달라 특성에 맞는 실무 중심 현장 맞춤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4기 교육생을 모집 중인 '콘텐츠수출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마케팅 실습부터 콘텐츠 IP 수출 전략까지, 수료 후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전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단순 강의식 교육을 넘어 실습, 인턴십, 해외 연수, 멘토링까지 연계되는 '원스톱 콘텐츠 수출 전문과정'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242명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올해 신규 인력 70명과 현업인 30명 등 약 100명이 교육에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강사로 참여한 한 콘텐츠·해외시장 전문가는 "K콘텐츠의 글로벌화와 디지털화가 진행 중인 지금 가장 필요한 교육"이라고 평했다.

교육생 평균 만족도도 높아 2024년 3기 기준 91점을 기록했다. 신규 교육생 중 43%가 인턴십 등 실무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해 콘텐츠 산업 현장을 직접 체험했다.

■5개월 집중훈련으로 실무역량 강화

교육 과정의 특징 중 하나는 평균 2~3개월인 다수 교육 사업과 달리 '5~6개월 몰입형' 장기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마케팅 전략기획·사업모델 등 이론뿐 아니라 해외 시장 분야별 수출·마케팅 과정을 사례 중심으로 배운다.

영문계약서 작성 등 외국어 교육도 이뤄진다. 해외 마켓 참관, 인턴십, 해외 연수, 멘토링 등 현장 연계형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특히 신규 교육생에게는 기업과의 연계에 따라 최소 4주 이상 콘텐츠 유관 기업 인턴십 기회가 주어진다. 정규과정 종료 후에도 글로벌 콘텐츠 마케팅 피칭대회, 전문가 네트워크(CCW) 등 다양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설계해 연결망을 대폭 강화했다.

올해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교육을 과정 초기에 배치해 교육과정 중 이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해외 연수 국가는 미국·일본 외 제3국으로 확대했다.

교육은 등록금이나 훈련수당 없이 전액 무료로 운영된다. 일부 수료생에게는 해외 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콘진원 인재양성팀 관계자는 "장기 과정인데도 불구하고 중도 이탈률이 낮고 몰입도가 높다"며 "훈련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수요가 꾸준한 이유는 교육의 실질적 효용과 현장 연계성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교육 끝나도 네트워킹은 유지

교육 수료생들은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과 업계 실정에 맞춘 교육 구성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생성형 AI활용 및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언급하며 "단순 이론 강의가 아니라 실제 케이스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이 좋았다"고 밝혔다.

한 현업인 수료생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등 회사 업무에 바로 쓸 수 있는 역량을 익혀 팀 내 '일잘러'가 됐다"고 말했다.

1기 수료생은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부터 수출 마케팅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고, 산업 트렌드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2기 수료생은 "교육생의 니즈를 반영한 코칭과 멘토링 덕에 커리어 플랜을 세우는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교육 전담 멘토가 전체 과정을 함께하면서 동기 부여는 물론이고 진로 코칭을 함께 해 다른 공공교육과 차별화를 꾀한 게 통했다.
수료 후 교육생 간 커뮤니티와 네트워킹 기회가 이어지며 장기적인 커리어 구축에 도움을 준다는 평가다.

무릇 산업의 성장은 사람에서 시작된다. 산업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인 교육은 중장기 산업 성장의 초석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