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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재지정, 불난 데 기름 부은 격… 천장 뚫린 강남 집값[부동산 아토즈]

2021년 집값 폭등기때 전고점
서울 등 다른지역 회복률 80%대
강남3구가 속한 동남권만 넘어서
3월 실거래지수 187 역대 최고치
7월 3단계 DSR제도 시행 앞두고
막차 수요까지 몰려 양극화 심화

토허제 재지정, 불난 데 기름 부은 격… 천장 뚫린 강남 집값[부동산 아토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30평형)가 최근 3.3㎡당 1억원이 넘는 3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역대 최고가격으로 지난 2021년 집값 폭등기 때 최고가(26억3500만원) 보다 5억원 상승한 금액이다.

20일 파이낸셜뉴스가 한국부동산원의 올 1·4분기 아파트 매매 실거래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기준으로 강남4구가 속한 동남권이 전고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 3구가 올 1~3월 상승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한마디로 강남 독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동산원 실거래지수를 보면 올 3월 기준으로 동남권은 187.0으로 전달(182.2)에 이어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3월 수치는 역대 최고치이다. 종전 동남권 역대 최고 지수는 지난 2021년 10월의 184.0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실거래지수는 아직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3월 실거래지수는 176.2로 종전 전고점(2021년 10월 190.2) 대비 92%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른 지역들도 회복률이 80%대 수준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강남권과 비 강남권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강남4구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4구 독주는 상승률에서도 나타난다. 올 1~3월 상승률 순위를 보면 1위는 서울 강남구로 4.48% 올랐다. 2위는 서초구(3.64%), 3위는 송파구(3.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가 1위부터 3위까지 휩쓴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성동구(2.72%), 경기 과천시(2.56%), 용산구(2.49%), 강동구(2.3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강남 3구를 필두로 경기 과천시 등 이른바 잘 나가는 지역들이 예외 없이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것이 특징"이라며 "초양극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도별로도 상승률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서울은 올 1·4분기 매매 실거래지수가 3.28% 올라 1위를 기록했다. 경기는 0.88% 오르는 데 그쳤고, 인천은 -0.30%의 변동률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 주요 도시의 경우 부산(-1.12%), 대구(-0.73%) 등 대부분의 지역이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천도론으로 들썩이는 세종이 0.79% 상승해 눈길을 끈다. 세종은 지난 3월 실거래지수 상승률이 1.07%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권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 확대가 오히려 시장에 투자처를 꼭 집어주는 부작용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규제로 거래량은 줄겠지만 가격 상승세는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시행되면 집 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고가주택 막판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상급지와 하급지간의 갭 메우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