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용 개발 경험이 자산될 것"
한국앤컴퍼니 회장 '안목' 적중
2000년대부터 수백억씩 투자
WRC·포뮬러E에 동시공급 결실
글로벌 시장서 '프리미엄' 굳혀
"모터스포츠에 관심 있는 사람은 자동차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고객이며, 모터스포츠용 타이어 개발 경험은 고스란히 자산으로 쌓일 것이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선제적인 모터스포츠 대응 전략이 정상급 레이싱 대회독점 공급이라는 성과로 결실을 맺고 있다.
조 회장은 모터스포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평소에도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으려면 반드시 최상위 모터스포츠 시장을 뚫어서 자동차 마니아와 오피니언 리더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특히 조 회장은 "모터스포츠용 타이어 개발이 한국타이어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터스포츠로 프리미엄 브랜드 등극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빠르게 몸집을 키울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모터스포츠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최근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가 나란히 열렸다. 지난 15~1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북부 마토지뉴스 일대에서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의 5라운드 '랠리 드 포르투갈'이 개최됐다. 또 17~18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포뮬러 E)'의 8·9라운드 '도쿄 E-PRIX'가 진행됐다.
두 대회 모두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5대 월드 챔피언십 대회로 꼽히는데, 한국타이어는 두 대회에 모두 레이싱용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특히 WRC는 포뮬러원(F1), 나스카와 함께 세계 3대 모터스포츠 대회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현대자동차, 도요타, 포드 3개 자동차 브랜드가 전 세계 각지에서 극한의 레이싱을 펼친다. 포뮬러 E는 세계 최고 성능 전기차들이 출전하는 가장 권위 있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다.
모터스포츠 타이어 공급은 타이어 기업에게 마케팅과 연구개발 측면에서 절호의 기회지만 동시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일이다.
한국타이어는 일찍이 2000년대부터 수백억원의 투자를 통해 레이싱용 타이어 개발에 매진했다. 당시에는 임직원들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미쉐린·피렐리·브리지스톤 등 굴지의 타이어 제조사들이 모터스포츠 분야를 이미 선점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회장의 확고한 의지가 20년 이상의 투자 배경이 됐다.
■WRC와 포뮬러 E 동시 공급 성과
선제적인 투자는 결국 WRC와 포뮬러 E 동시 공급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모터스포츠 분야에 대한 투자는 레이싱 대회 공급을 넘어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대한 타이어 공급으로도 확산했다.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된 고성능 타이어 라인업의 경쟁력과, 모터스포츠 분야에 뛰어들면서 얻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가 주효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5년 포르쉐 마칸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성사한 데 이어 이어 카이엔, 파나메라, 718 박스터, 타이칸 등에도 타이어를 공급하며 포르쉐와의 파트너십을 대폭 확대했다.
BMW 'M', 아우디 'RS', 벤츠 '메르세데스-AMG'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성능 차량에도 한국타이어의 제품이 장착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출시된 BMW M5 7세대 모델에는 초고성능 타이어인 '벤투스 S1 에보 Z'가 독점으로 공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에서 부품사 브랜드가 노출되는 유일한 부품인 타이어는 성능과 함께 브랜드 이미지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까다로운 슈퍼카 브랜드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모터스포츠 공략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덕이 크다"고 전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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