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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추가상승에 베팅… 한방 노리는 '빚투' 늘었다

코스피 한달 5% 올라 투심 회복
신용거래융자 잔고 18조 육박
외국인 순매수 전환도 호재 작용

증시 추가상승에 베팅… 한방 노리는 '빚투'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한 달 만에 1조원 이상 급증해 18조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서다. 국내 증시가 미중 무역 협상에 힘입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자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9217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3145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7조6072억원이다. 지난 4월 16일 16조7842억원에서 한 달여만에 1조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방산, 반도체, 이차전지에 빚투 수요가 몰렸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의 신용잔고는 각각 548억원, 224억원어치 늘며 유가증권시장 신용잔고 증가 상위 종목 2위와 12위에 각각 올랐다. 삼성전자(496억원), 한미반도체(462억원), LG에너지솔루션(336억원), 삼성SDI(175억원) 등도 신용잔고가 눈에 띄게 늘었다.

투자자들의 빚투가 늘어난 건 국내 증시 반등의 영향이 컸다. 미국발 관세 폭탄에 지난달 2300선까지 빠졌던 코스피 지수는 한 달 만에 2600선을 회복했다. 최근 한 달 간 코스피 상승률은 5%대 달한다. 특히 최근 증시 반등의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외국인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61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만에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전환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늘어나고, 약세장에서는 줄어드는 흐름을 보인다"며 "단기간 코스피가 2600선을 회복하며 반등 흐름을 보이자 빚을 내 투자하려는 심리도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 또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약화된 관세 리스크, 낮은 밸류에이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가능성 등이 상승 여력의 근거로 제시된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관세 영향에 따른 성장률 둔화에 코스피 주당순이익(EPS)는 5~7% 하락할 전망"이라며 "다만, 이익 하향이 지수의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재 주가는 관세 영향 및 이익 하향을 과하게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