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오페라단, 6월1~2일 광화문광장 놀이마당
시민예술단 연세여아름 허경석(왼쪽부터) 단장, 카사코러스 김혜순 단장, 서울여성 서명신 단장, 늘푸른연세 김석우 단장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오페라단의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마술피리'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40주년 제3회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마술피리'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작품 '마술피리'는 대사와 노래가 번갈아 나오는 독일어 오페라 형식의 음악극인 '징슈필'로 오는 6월 1일과 2일 양일간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진행된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오페라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다음달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펼쳐질 서울시오페라단의 야외 오페라 ‘마술피리’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시민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축제의 장이 될 예정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모차르트의 대표작 '마술피리'를 공연한다. 2023년 ‘카르멘’, 2024년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이어 세번째 야외 오페라 도전이다. 특히 이번엔 더욱 넓은 관객층을 품기 위해 ‘마술피리’라는 대중적 작품을 선택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불러 널리 알려진 밤의 여왕 아리아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속에 불타오르고’로 유명한 작품이다.
또 독일 징슈필(Singspiel) 형식으로, 대사와 노래가 번갈아 나오는 친숙한 음악극이다. 러닝타임을 1시간20분으로 압축했으며, 한국어 대사와 독일어 노래로 재구성했다. 소프라노 김순영 양귀비 이하나 문현주, 테너 김효종 이명현, 바리톤 정병권 공병우 베이스 이준석 최공석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130여명의 시민예술단은 합창으로 함께한다.
또 광화문 광장으로 이어지는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에 무대를 꾸민다. 광장 맞은편에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초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해 티켓을 구하지 못한 사람도 오페라를 즐길 수 있게 한다. 객석은 990석 규모로 작년보다 확대했다.
박혜진 단장 "1분 만에 매진...100회까지 이어지길"
박혜진 단장 겸 예술감독은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민 누구나 오페라를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광화문광장이 가진 개방성과 상징성을 살려, 시민 누구나 오페라를 향유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무대도 높여 어디서나 잘 보이게 했다. 시민들에게 피리 소리가 나는 응원 도구인 ‘피리펜’을 배포해 공연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재미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표는 이미 1분 만에 매진됐다. 그는 “지난해엔 3분 만에 매진됐는데 이번에 1분 만에 동이 나는 것을 보고 오페라를 기다리는 관객이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며 “더 열심히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연출가 장재호는 “‘마술피리’는 연출가에게 선물 같은 작품”이라며 “시민들과 함께하는 공연인 만큼, 용서와 화합이라는 주제로 마무리된다. 동화적 요소를 담은 LED 화면과 책장을 넘기듯 구성되는 장면을 통해 관객을 오페라 속 세계로 초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혜진 예술감독이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40주년 제3회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마술피리'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밤의여왕 역의 소프라노 문현주가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서울시오페라단 창단 40주년 제3회 광화문광장 야외 오페라 '마술피리' 기자간담회에서 시연을 하고 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작품 '마술피리'는 대사와 노래가 번갈아 나오는 독일어 오페라 형식의 음악극인 '징슈필'로 오는 6월 1일과 2일 양일간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진행된다. 뉴스1
소프라노 김순영은 “코로나 이후 트로트 등 대중음악으로 시선이 쏠리면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오페라를 통해 다시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일반 시민들과 함께하는 오페라라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130여명 시민과 함께 만드는 특별한 오페라
올해는 특히 ‘함께 만드는 오페라’라는 기획 취지에 맞게 시민합창단의 참여가 확대됐다. 공모를 거쳐 선발된 카사코러스, 늘푸른연세, 연세여아름, 서울여성콘서트 등 시민합창단 네 곳이 무대를 함께 준비한다.
대한항공 전직 여성 승무원들로 구성된 카사코러스의 김혜순 단장은 “오페라는 큰 합창단이 아니고선 참여할 기회가 드물고 귀하다”며 “평소 오페라에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영상을 찾아 전곡을 다 듣는 경험을 통해 오페라에 관심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손주를 돌보다가 공연 참여를 위해 귀국한 단원도 있다. 우리 생애 최고의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부연했다.
시니어 합창단 ‘늘푸른연세’의 김석우 단장은 “처음엔 언어도 걱정되고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며 “하지만 점점 열정이 살아나면서, 멋진 공연을 만들자는 의지가 커졌다. 문화를 만들어가는 기쁨을 누리게 해준 서울시오페라단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서울여성콘서트는 30년 전통의 비영리 합창단으로 이번에 처음 오페라 무대에 오른다.
서명신 단장은 “정기연주회나 각종 행사엔 많이 참여했지만, 오페라는 처음이라 감회가 새롭다"며 "지휘 선생님이 자유롭게 즐기라고 하셔서 마음껏 노래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진 단장은 "다음에는 시민 오케스트라 등 더 많은 시민과 함께하는 오페라로 만들고 싶다"며 "3, 4, 5회에 그치지 않고 100회까지 갔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그저 비가 오지 않길 바란다"며 행사를 앞둔 설렘과 열정을 표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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