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조 매출로 경쟁력 입증
BYD 등 中에 수천억대 공급도
전장·산업용 수요 늘며 청신호
장덕현 사장
삼성전기가 일명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고부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MLCC 시장이 오랜 부침을 마치고, 인공지능(AI) 및 차량 전동화 흐름에 맞춰 본격 호황기로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톱 MLCC 공급업체인 삼성전기의 수주확대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1일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이미 지난 1·4분기 실적으로 MLCC 사업에 대한 '확실한 체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MLCC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기 컴포넌트사업부는 지난 1·4분기 전년동기 대비 19% 성장한 1조 216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삼성전기가 AI 서버용 및 차량 전동화용 MLCC시장 수요확대에 확실히 올라탔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장용 MLCC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채택 증가, 고사양화로 출하량이 증가했으며, 산업용 제품도 AI 서버 확산에 따라 고용량·고온·고압 제품 위주로 수요가 확대됐다.
특히, 지난달 삼성전기는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를 포함한 중국 전장업체들에 수천억 원 규모의 MLCC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MLCC 경쟁력을 입증했다.
삼성전기는 전장 시장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에는 동력전달, 안전, 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부품에 최소 3000개에서 1만개의 MLCC가 탑재된다. 최근에는 전장화로 차량당 필요한 MLCC가 1만2000~1만8000개로 늘었다. 시장 구조 변화에 따라, 삼성전기 역시, 스마트폰 중심에서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사업구조 다변화를 꾀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기가 2·4분기에도 산업 및 전장용 MLCC 수주를 확대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산업과 달리 중국 현지 MLCC 업체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AI 서버 시장과 유사하게, 글로벌 선두권 MLCC 기업에 수혜가 집중되는 구조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일본 무라타제작소에 이어 MLCC 글로벌 2위 점유율을 달리는 기업이다. 메리츠증권은 2025년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액에 대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1조 183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2·4분기부터 MLCC 시장은 AI 서버, ADAS 채택 확대,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에 힘입어 산업 및 전장용 중심의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AI 서버용 고온·고압 제품과 네트워크, 전력용 MLCC는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성장축을 형성하고 있다. iM증권은 올해와 내년,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을 각각 1조2000억 원, 1조5000억 원으로 전망하며, 장기적으로 삼성전기의 MLCC 매출은 연평균 17% 성장해 2030년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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