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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생산역량 차곡차곡… 오뚜기 20억명 할랄 인구도 품는다[K푸드 글로벌 2.0 시대]

10 <끝> 세계로 뻗어 나가는 오뚜기
베트남 공장, 할랄식품 생산허브
올해부터 할랄 라면 본격 생산
인니부터 공략 추후 글로벌 확대
美 생산공장 2027년 가동 목표
70개국에 라면·소스·간편식 공급

오뚜기가 전세계 20억명의 할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 및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생산 공장 설립을 통해 '세계인의 식탁에 오뚜기'라는 비전 실현을 현실화한다는 구상이다.

해외 생산역량 차곡차곡… 오뚜기 20억명 할랄 인구도 품는다[K푸드 글로벌 2.0 시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미국 최대 식품박람회인 '2025 윈터 팬시 푸드쇼'에 오뚜기 부스가 현지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오뚜기 제공
해외 생산역량 차곡차곡… 오뚜기 20억명 할랄 인구도 품는다[K푸드 글로벌 2.0 시대]

■'20억 인구' 할랄 시장 공략 시동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 1988년 미주 지역에 라면, 카레 등의 수출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이어 1994년 중국 강소성에 부도옹식품유한공사를 설립하며, 해외 진출의 기반을 다졌고, 1997년 오뚜기 뉴질랜드 공장을 준공해 청정지역 원료를 확보했다. 2005년과 2010년에는 각각 미국과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했다.

지난 2023년에는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시키며 해외 시장 공략에 고삐를 당긴 이후 해외 법인이 위치한 미국과 베트남, 중국, 뉴질랜드 등 4곳을 중심으로 글로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미주를 비롯해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전세계 70여개국에 라면, 소스, 냉동 간편식 등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라면류(진라면, 치즈라면), 소스류(마요네스, 케찹), 국수류, 프리믹스류(부침가루, 튀김가루), 오뚜기밥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22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3614억원으로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유럽, 중동 등에서 K푸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신규 국가와 거래를 넓혀가고, 품목을 확장해 핫도그, 붕어빵 등 K분식 제품 판매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곳은 영업과 제조가 동시 출범한 첫 해외 법인인 '오뚜기 베트남'이다. 2015년부터 라면공장 설립을 준비한 '오뚜기 베트남'은 2018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박닌공장을 준공하고 진라면,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 다양한 오뚜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지 공장에서 무이(MUI) 할랄 인증을 받았으며, 올해부터 할랄 라면의 본격적인 생산과 수출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 및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식품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20억명의 할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 2027년 美 공장 가동 추진

수출 물량 증가에 대비한 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다. 오뚜기는 울산 삼남공장에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글로벌 로직스틱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공사비 226억원이 투입되며, 완공 시 기존 사용 면적의 4배 가량 증가한 1만8181㎡로 확대된다.

물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보관 및 처리 능력 역시 기존 대비 약 2.5배 상승한다.

해외 현지 생산 기반을 확립하기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2023년 8월 미국에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출범하고, 2027년 목표로 생산 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공장 부지는 기존 '오뚜기 아메리카' 본사 소재지인 라미라다 지역으로, 라면뿐 아니라 소스, 간편식 등 다양한 품목의 생산을 검토 중이다.

오뚜기는 해외 시장에 'OTOKI'라는 기업 브랜드와 진라면의 '진' 등 제품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글로벌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그룹인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과 함께 한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은 지난 3월 영상 공개를 시작으로 전세계에 론칭했고, BTS 진 초상이 삽입된 패키지는 용기, 컵 제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국가별 현지 식품 박람회 참가를 통한 홍보도 활발하다. 지난 1월 미국 최대 식품박람회 '2025 윈터 팬시 푸드쇼'에 참가해 진라면의 수출용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인 바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매출 증대를 주요 과제로 삼고,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신규 시장 개척과 생산 공장 설립,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오뚜기'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