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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日서 3.4兆 컨선 12척 수주 임박

HD현대중공업, 日서 3.4兆 컨선 12척 수주 임박
HD현대중공업이 지난 2월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ONE)에서 발주한 1만3800TEU급 컨테이너선박 'ONE SPARKLE' 인도식을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파이낸셜뉴스] 일본 최대 해운사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ONE)'가 3조 4000억원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대상으로 HD현대중공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위한 중국 조선·해양 산업 견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키를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 윈즈에 따르면 ONE은 HD현대중공업에 1만6000TEU급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 최대 12척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확정 물량 8척에, 추가 4척에 대한 옵션 계약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가는 척당 약 2억2000만달러(약 3000억원)로, 총 25억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발주 물량은 한국 조선업계가 주도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연료가 채택될 예정이다. 다만 탱크 용량과 형태는 공개되지 않았다.

트레이드 윈즈에 따르면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HD현대중공업이 계약을 따냈다. ONE은 당초 중국과 한국 조선사에 발주를 맡겨왔지만, 미국의 조선업 부활을 위한 중국 조선·해양 산업 견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을 포기하고 HD현대중공업과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에 t당 50달러(약 7만원)의 입항수수료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다른 나라 기업이라도 중국산 선박을 운항하면 t당 18달러 또는 컨테이너당 120달러를 내야 한다. 수수료는 180일 후인 10월 14일부터 부과되며,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업계에서는 중국 외 선사가 중국산 선박으로 미국에 입항하는 경우 척당 20억원가량의 수수료가 부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건조한 컨테이너선을 운용할 경우 해운사의 원가부담은 최대 1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HD현대중공업의 검증된 기술력도 ONE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ONE은 지난 2월 HD현대중공업으로부터 최초의 자사 보유 선박인 'ONE SPARKLE'을 인도받았다. 메탄올과 암모니아를 사용할 수 있는 1만3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이다.
ONE이 2022년 3월 약 1억 6000만달러에 주문한 동일급 5척 중 첫 번째 선박이며, HD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3척을 인도했다. 남은 2척은 각각 오는 6월과 8월 인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선박 운용에 따른 리스크 부담 완화를 위해 글로벌 선사들이 한국을 찾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조선사들의 도크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력 물량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