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업계는 이번 구조 재편을 통해 고객과의 이해상충을 해소하고 각 사업의 독립적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존속법인은 기존처럼 CDMO 사업을, 신설법인은 바이오시밀러 전문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소유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분할 비율은 로직스와 에피스홀딩스가 약 65대 35이며, 분할 후 존속법인의 적정 기업가치는 약 88조1000억원, 신설법인은 약 9조1000억원으로 평가된다. 두 법인을 합산한 가치만 약 97조원에 달한다. 향후 신설 자회사 편입과 성장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시가총액 10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적분할의 핵심 배경은 사업 간 성격 차이와 고객사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20대 고객사 중 17곳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있으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상업화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지배관계가 이해상충 이슈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 투자지주회사 성격으로 재편된다. 에피스의 20여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신약개발 및 다중항체(이중항체 포함), 항체약물결합체(ADC) 등 차세대 기술 플랫폼에 대한 선제 투자도 계획 중이다. 향후 상장 가능성은 낮고, 다양한 방식의 자금 조달과 신사업 확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DS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인적분할로 인해 CDMO 사업의 본질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며 “5공장이 풀가동되는 2029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34.3배 멀티플을 적용해 88조원의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분할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연계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사업적 이유에 기반한 것으로 그룹 지배구조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회사 측 답변이다.
증권가는 이번 분할이 단기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확대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CDMO 사업의 집중화는 명확한 성장 로직”이라고 평가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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