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판매량, 전체 라면 추월
CU, 넉달간 볶음면 신장률 20%↑
무더위 길어져 이열치열도 한몫
레시피 개발·협업 등 신제품 경쟁
세븐일레븐의 '오일스타 알리오올리오' 코리아세븐 제공
편의점 볶음면이 새로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매운맛의 불닭볶음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개성 강한 다양한 볶음면이 편의점업계를 중심으로 괄목할 판매 성장을 거두면서 라면시장 판도마저 바꾸는 양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시장에서 볶음면의 성장세가 전체 라면 매출 신장률을 앞서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라면 매출이 10% 늘어나는 동안 볶음라면 매출은 15% 증가했다. 볶음라면 인기에 지난해 출시된 라면 신상품 중 볶음라면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33%에 달한다. 같은 기간 라면 카테고리 내 볶음라면의 매출 비중도 30%로, 꾸준히 늘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도 올해 1~4월 볶음라면 신장률은 19.5%로 전체 라면 매출 신장률(10.6%)을 웃도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볶음라면으로 불리는 '비국물라면'의 대중적인 인기는 자장라면을 시작으로 불닭볶음면이 이끌었다. '한 번 맡으면 안 먹곤 못 배기는' 자장라면 특유의 맛깔스러운 냄새와 풍미에 더해 최근 전 세계적인 매운맛 트렌드를 이끈 매운 불닭소스 볶음면이 볶음라면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비국물라면 전성시대는 2030세대가 열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전체 볶음라면 매출 내에서 2030세대 매출 비중은 지난해 절반을 넘겼다. 3년 전과 비교하면 10%P 증가한 수치다.
국물 뺀 라면의 인기 비결로는 다양한 개성을 지닌 맛이 꼽힌다. 국물라면은 매운맛과 순한맛, 해물맛, 우동맛 정도로 분류되는 데 반해 비국물라면은 대표 격인 자장면과 비빔면을 비롯해 야키소바, 카레면, 파스타 등 갖가지 맛을 구현해 내고 있다.
기후변화로 무더운 기간이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통상적으로 국물라면의 경우 무더운 여름 시즌에 매출이 가장 낮아지고, 비국물라면의 경우 겨울철 매출이 가장 떨어진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겨울인 2월 비국물라면 매출지수는 80으로 가장 낮았던 반면, 국물라면은 1년 중 가장 덥고 습한 8월에 이 수치가 90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출지수는 평균 매출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으면 매출이 평균보다 높고, 아래면 매출이 평균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 빨리 시작되고 더 높은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볶음라면 매출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도 비국물라면 출시를 늘려가는 추세다. 특히 파스타 볶음면류가 주목받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선 지난해 파스타 볶음면류 매출 신장률이 150%로 다른 제품에 비해 가장 높았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서도 지난 4월 출시한 퓨전 형식의 '순창고추장제육파스타' 상품의 인기 덕에 올해 1~4월 파스타볶음면 매출이 전년 대비 78.1% 늘었을 정도다.
관련 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배우 이장우와 손잡고 낸 '오일스타 알리오올리오'는 이장우가 직접 맛 개발에 참여한 제품으로, 최근 숙면·건면 카테고리 내 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볶음라면 시장이 계속 성장세를 보이면서 앞으로도 브랜드별로 개성 있는 레시피와 협업 제품 출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건강을 고려한 저칼로리, 고단백 볶음면이나 프리미엄 콘셉트 제품도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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