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부문 지휘하는 전영현 부회장
경쟁력 강화 위해 개발팀 세분화
고객사 요구 반영 제품으로 승부
인력도 재배치…D램 1위 되찾기
삼성 반도체 사업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내부 조직을 대수술하고 있다. 특히 개발 적기를 놓쳤다고 평가 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 반등을 꾀하기 위해 전담 개발팀을 만들고 표준부터 커스텀(맞춤형) 조직까지 각 분야별 팀을 구성한 모습이다. 향후 HBM 경쟁력이 'D램 1위'를 탈환하는 데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력 재배치 및 근원 기술력 강화 등에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BM개발팀 영역 세분화
25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원 포인트 인사로 DS 수장에 오른 후 인력 및 자원을 메모리에 집중하고,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전체적인 HBM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HBM 개발팀을 △표준 HBM △커스텀 HBM △HBM 프로덕트 엔지니어링(PE) △HBM 패키징 등으로 세분화했다. 각 분야 및 단계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에 'HBM 살리기' 요구가 아주 크다고 들었다"며 "관련 인력 충원 및 파견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커스텀 HBM이다. 커스텀 HBM은 고객사 요구에 맞춰 성능, 전력, 기능을 맞춤형으로 설계한 제품이다. 기존 HBM보다 인공지능(AI)·고성능 컴퓨팅(HPC) 환경에 최적화됐다고 알려졌다. 업계는 커스텀 HBM이 향후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HBM을 포함, 전 부회장은 취임 후 메모리에서 '품질의 삼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조직개편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예시가 인력 재배치다.
올해 4월 삼성전자는 사내 직무전환 제도 '잡포스팅'을 통해 적자에 빠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에서 메모리사업부로 이동할 사내 인력을 모집하는 원 포인트 공고를 냈다. 이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부 인력은 메모리사업부의 메모리제조기술센터,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등으로 전환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반도체연구소를 비롯한 일부 선단 연구조직의 인원을 일선 사업부로 전진 배치했다.
■선단 D램도 살핀다
삼성전자가 DS 조직개편을 이어가는 이유는 결국 DS 경쟁력 확보의 답이 HBM 제품 개선, 수율 확보 등에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HBM 수요가 AI 열풍을 타고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커스텀 HBM에 집중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전 부회장은 앞서 3월 주주총회에서 "HBM4, 커스텀 HBM 등 신시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차질없이 계획대로 개발하고 양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 제품 품질 향상을 위해 선단 D램도 조목조목 뜯어보고 있다. 전 부회장은 최근 5세대 HBM(HBM3E) 양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 10나노 4세대(D1a) D램 재설계 결정도 내렸다.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 샘플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전달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4분기부터 HBM 실적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4월 30일 열린 올해 1·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HBM 사업이 1·4분기 저점을 찍은 후, 2·4분기부터 매분기 계단식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soup@fnnews.com 임수빈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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