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뉴델리(인도)·하노이(베트남)=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김준석 기자】인도 정부가 자국 조선산업 육성을 위해 2040년까지 총 112척의 원유운반선을 국내에서 건조하겠다고 밝혔다. 대량의 선박을 인도 내 조선소에서 건조하겠다는 것은 외국 기업들과 전략적인 기술협력을 통해 자국 조선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어서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 업체들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인도 정부의 조선업 파트너로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2040년까지 원유 수입에 있어 외국 선박 의존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에서 원유운반선 112척을 제조하겠다고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내부적으로 1단계로 79척을 우선 발주할 예정이다. 이중 30척은 중거리 원유운반선이며, 첫 10척 발주는 이달 중으로 이뤄진다.
현재 인도는 세계 3위의 석유 수입국이지만 자국에서 건조된 유조선 비중은 고작 5%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를 2030년까지 7%, 2047년까지 6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조선업을 2030년 세계 10위, 2047년까지 세계 5위로 빠르게 키우겠다는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의 조선업 시장은 2022년 기준 9000만달러(약 1231억원)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연평균 60%씩 성장해 2033년엔 81억달러(약 11조80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 정부는 지난해 3000억루피(약 4조8180억원) 규모의 해양개발펀드(MDF)를 계획한데 이어 인도 하원은 조선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제출하는 등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지고 있어 유력한 협력 파트너인 K조선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인도 타밀나두주 투티코린 지역에서 현지 업체와 함께 조선소 설립을 논의 중이며,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등도 현지 진출 혹은 현지 조선사와의 협력을 검토 중이다. 이들 기업 관계자들의 인도 실사단 파견은 물론 인도 정부에서도 한국을 방문, 국내 조선 3사 경영진과 접촉한 바 있다.
현재 인도의 조선업은 해군 산하 국영 조선소를 중심으로 중·소규모 민간 조선소를 포함해 35개의 조선소가 운영 중이다. 인도의 선박 제조 역량은 전 세계 시장에서 1%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도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 전문연구원은 "양국의 조선분야에서의 협력은 한-인도 교류를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해양 관련 영향력을 인도를 포함한 주변 지역으로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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