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심으로 법제화 본격화되며
운용수익 자동분배 상품 등 예고
JP모건·BoA는 공동발행 추진도
2% 예금 파는 국내銀에도 위협적
원화기반 발행 등 적극 대응나서
최근 20~30대 투자자 사이에 '이자농사' 등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투자가 활발해진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과 수익률 때문이다. 은행 예·적금과 달리 테더(USDT)가 달러를 담보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플랫폼에 예치하면 4% 안팎의 이자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은행권도 전략적 대응에 나섰다.
■달러 보유하면서 이자 받아
25일 해시드오픈리서치(HOR)가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투자 경험이 있는 응답자 300명 중 20~30대는 172명으로 57.3%에 이른다. 응답자 중 과반인 61%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해 총 10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 중이며, 5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비중도 각각 32%, 16%에 달했다.
이들이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매매하는 이유는 '달러 보유 목적'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 중 37.7%를 기록했다. HOR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을 취하려는 투자자들은 과거에는 은행을 통해서만 달러 거래 및 송금이 가능했지만,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 앱을 통해 어디서든 미국달러 확보와 송금 등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들의 또 다른 투자 목적은 스테이블코인 이자농사이다. 특히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 예치이자를 획득하는 투자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HOR에 따르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할 경우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는 각각 4.1%, 4.5%의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HOR 관계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예치이자율이 최근 원화 등 법정화폐 예금이자율보다 높아진 이유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경기둔화로 낮아진 반면 디파이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대출 수요가 높아지면서 수요공급에 따른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진출 잰걸음
스테이블코인이 다양한 목적의 투자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이뤄지면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투자 시장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코빗 리서치센터 최윤영 공동센터장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최근에는 이자 지급기능을 포함한 수익형 설계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은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하거나 준비자산 운용수익을 자동분배하는 형태로 설계된다"고 전했다.
국내 예·적금 금리가 2~3%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스테이블코인 이자농사 등 투자흐름은 시중은행에 당장 위협요소다.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공동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투자 열풍은 전통적 금융 생태계에 위협이자 기회 요인"이라며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과 맞물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투자서비스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