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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장 없는 갤럭시, 관세 현실화땐 가격 40% 오를수도[트럼프 "스마트폰 25% 관세"]

삼성, 美시장 점유율 20~30%대
관세에 가격경쟁력 축소 불가피
하반기 폴더블 출시 앞두고 악재
현지공장 지어도 생산원가 부담
업계, 美에 제조물량 이전나서

美 공장 없는 갤럭시, 관세 현실화땐 가격 40% 오를수도[트럼프 "스마트폰 25% 관세"]
이르면 다음 달 삼성 갤럭시도 미국 관세폭탄에 직면하게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25% 관세폭탄에 미국 시장의 갤럭시 가격이 최고 40%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매 분기 미국 시장에서 20~3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애플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삼성이 미국 소비자에게 세금을 그대로 전가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세부담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나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미국에 생산기지를 짓지 않는 한 25% 관세폭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두 업체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물량의 약 50%를 배트남에서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갤럭시 S시리즈·Z플립·Z폴드 등 주요 프리미엄 제품과 갤럭시 A시리즈·Z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 다수가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이들 스마트폰 상당수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또 인도에서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데 인도 생산품 역시 미국 수출 시 타격은 마찬가지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의 80%를 생산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애플은 인도 쪽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방안을 타진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아닌 생산기지'를 대상으로 한 관세정책을 고집하면서 애플 역시 셈법이 복잡해지게 됐다.

삼성은 당장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가 문제다. 미국 판매 시 본격 관세 영향권에 들기 때문이다.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인 북미에서는 고가 프리미엄폰의 가격 변동성이 우려되고 있다. 고관세 여파가 소비자의 스마트폰 가격 상승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25% 관세폭탄을 맞을 경우 삼성 갤럭시의 가격이 30~40% 비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미국 시장에서 삼성이 스마트폰 신작 효과를 예년만큼 보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애플은 매 분기 50~60%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삼성 입장에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삼성이 1·4분기 31%에서 4·4분기 18%까지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 점유율은 52%에서 65%로 올랐다.

■제조물량 이동 등 공급망 전략 급한불

양사 모두 관세 때문에 미국에 제조공장을 지을지는 불확실하다. 관세정책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미국에 시설을 지을 경우 현지 생산원가 또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관세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제조물량을 미국 현지로 옮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애플은 이미 1·4분기 미국 판매물량을 중국에서 옮겨놓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미국의 이번 관세전략이 전형적인 트럼프식 협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무리한 관세율을 먼저 제시한 이후 관세율을 조정하는 식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굳건한 상태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1·4분기 기준 6060만대로 애플(5790만대)을 앞서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1·4분기에도 6020만대로 애플(5260만대)을 앞섰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