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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경쟁’ 편의점, PB 늘려 글로벌 공략

업계, 불황 길어져 해외서 2차戰
CU, 마스터PB 'PBICK' 새단장
세븐일레븐, 먹거리·뷰티로 확장
GS25는 日돈키호테에 전용매대

'가성비 경쟁’ 편의점, PB 늘려 글로벌 공략
CU가 재단장해 내놓은 마스터 자체상품(PB)인 '피빅' 제품들 BGF리테일 제공
고물가와 소비 침체 속 편의점업계에 자체상품(PB) 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1차 PB 전쟁이 가성비 제품 출시에 집중됐다면, 상품군 확장과 해외 수출 경쟁으로 2차 전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불황 장기화 속 가성비를 앞세운 PB 확대를 통해 근거리 유통채널로서의 강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해외 진출을 통해 시장 확대를 노리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오는 28일 마스터 PB인 'PBICK(피빅)'을 선보인다. 마스터 PB는 편의점이 자체 기획하고 제조사와 협력해 선보이는 브랜드다. 피빅은 기존 가성비 생활용품과 먹거리 중심의 '헤이루(HEYROO)'를 재단장해 선보이는 새 브랜드다. 브랜드명은 편의점 결제 시 바코드 인식음에서 착안했다.

편의점이 PB에 힘을 싣는 이유는 불황 장기화로 높아진 가성비 선호도에 맞춰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던 생활용품들이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구매 가능해지면서 먹거리뿐 아니라 다양한 가성비 생활용품을 찾는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특히 한 번 입소문을 탄 PB 제품은 단골 유치에 큰 효과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식, 디저트, 음료 등 빠르게 소비되는 품목은 재구매율이 높아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CU의 PB 상품 매출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16~21.8% 등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에서 자체 기획하는 마스터 PB의 경우 자체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취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구매 패턴을 반영해 고도화된 상품 기획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편의점 PB는 빠르게 진화하며 상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상품 응집력 강화 차원에서 자체브랜드를 '세븐셀렉트'로 한 데 모았다. 신선식품과 디저트, 라면 등 먹거리를 비롯해 패션·뷰티 등 MZ세대 수요가 높은 카테고리까지 PB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신선식품은 롯데마트·롯데슈퍼와 협업해 마트 수준의 품질을 구현했고, 가성비를 내세운 '세븐셀렉트 프리미엄 코튼 티셔츠'도 출시하며 근거리 채널의 이점을 부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성비'뿐 아니라 '프리미엄'까지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경기가 얼어붙으며 다시 주목받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에 맞춰 디저트·아이스크림 등에는 프리미엄 요소를 적용하는 식이다. 또, 세븐일레븐은 2023년부터 글로벌소싱팀을 신설해 우수 세븐셀렉트 상품을 해외에 수출하거나 반대로 국내에 들여오는 등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PB 차별화 상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최근 일본의 대표 유통업체 돈키호테와 손잡고, 일본 전역 약 400개 매장 내 전용 매대에서 PB '유어스(YOUUS)' 제품 10여 종을 협업 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GS25 관계자는 "트렌디한 맛, 독창적인 상품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 등으로 PB와 차별화 상품은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