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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K방산의 눈'으로 飛上

한국형 사드 레이다 547억 수주
한국형 아이언돔 레이다 체계도 1315억 수주


한화시스템 레이다 사업 현황
(억원)
대상 계약처 규모
L-SAM-II 국방과학연구소 547
LAMD 국방과학연구소 1315
KDDX 등의 MFR 국방과학연구소 5400
한화시스템, 'K방산의 눈'으로 飛上
한화시스템이 지난 2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IDEX 2025에 전시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L-SAM 다기능레이다(MFR)의 모습. 한화시스템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화시스템이 'K방산의 눈'에 해당하는 레이다로 비상(飛上) 중이다. 최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연이어 수주하며 국내 최정상 방공 레이다 기술력을 입증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이스라엘 등 일부 선진국들만이 보유했던 첨단분야인 레이다에 30여 년간 기술 축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K방산 무대에 도전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최근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장거리 지대공(地對空) 유도무기체계(L-SAM)의 2단계 L-SAM-II(고고도요격유도탄) 다기능 레이다 사업을 계약했다. 수주 규모는 547억원이다.

L-SAM-II는 '한국형 사드(THAAD)'로 불린다. 기존 L-SAM보다 요격 고도를 월등히 높여 방어범위가 3~4배 확장된다. 적 탄도탄 위협에 대해 L-SAM-II가 가장 먼저 요격에 나서고, '한국형 패트리어트'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M-SAM-II(천궁-II)이 작전 유효범위 내에서 순차적으로 요격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강화한다. 이중 레이다는 ‘방공망의 눈’ 역할을 한다. 수백km 밖을 실시간으로 살펴내는 최첨단 센서 시스템이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국산 장사정포요격체계(LAMD·Low Altitude Missile Defense)의 핵심 장비인 레이다 체계개발을 맡기로했다.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체계개발 레이다 시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다. 사업 규모는 1315억원이다. 개발 기간은 오는 2028년 11월까지다.

장사정포요격체계의 '눈'에 해당하는 레이다는 좁은 상공 영역에 군집해 진입하는 수백 개 이상의 장사정포 다발을 개별적으로 식별한다.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하는 역량이 필요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레이다 중 하나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이 레이다에 이스라엘의 대표 방공체계인 원조 '아이언돔(Iron Dome)' 보다 더 많은 표적과 교전 가능하도록 요격능력을 높일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최고의 레이다 기술을 보유한 K-방산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한 M-SAM(천궁), M-SAM-II(천궁-II), L-SAM의 다기능레이다에 이어 L-SAM-II의 다기능레이다 개발까지 맡았다.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뿐만 아니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과 최신예 호위함 FFX 배치-III의 다기능레이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의 '눈'인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다까지 대한민국 육·해·공 안보자산의 다기능레이다를 만들어왔다.

한화시스템은 1980년대 말부터 천마탐지추적레이다, 철매-II 다기능레이다 등 오랜 사업을 통해 레이다 기술을 축적해왔다. 이를 통해 AESA 기술을 확보해 현재는 해상, 공중, 무인기 등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레이다 제품군을 확대 중이다. 독도함에 탑재될 디지털 함정 레이다, 무인기용 소형 레이다, 중동에 수출한 천궁Ⅱ까지 AESA가 쓰인다.

오는 9월에는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에 경전투기용 AESA 안테나가 첫 수출된다. 레이다에서 안테나는 전체 단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박혁 한화시스템 DE(Defense Electronics) 사업부장은 “패트리어트(Patriot) 미사일의 본래 명칭이 '요격용 위상배열 레이다(Phased Array Tracking Radar to Intercept On Target)'의 약자일 정도로 레이다가 없는 첨단 방공망은 상상할 수 없다”며 “한화시스템은 최첨단 레이다 기술 개발을 지속해 한반도 방호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 해외 시장 확대 방안을 모색해 지대공 유도무기 다기능레이다(MFR) 수출 라인업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력에 힘입어 한화시스템의 수출 비중은 2023년 6%에서, 2025년 23%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대상국과 협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이론상 마진율 제한이 없다. 수출 비중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극대화되는 구조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방산 영업이익률도 2025년 8.4%, 2026년 9.2%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을 누리는 셈이다.

한화시스템의 방산부문은 2023년 약 3조1000억원, 2024년 약 3조6000억원의 신규수주를 달성했다. 2024년 말 방산부문의 수주잔고는 연매출의 4배에 달하는 약 8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