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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내 2조달러 시장 열린다’ 美금융권 스테이블코인 각축

트럼프 행정부의 ‘스테이블코인 룰 세팅’ 이후, 시장 확장

뱅크오브아메리카, 비자, 피델리티 등 스테이블코인 선점


‘3년 내 2조달러 시장 열린다’ 美금융권 스테이블코인 각축
지난해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크립토 대통령’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정립하자, 미국 기반 은행·카드·자산운용사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시장 선점에 나섰다. 스테이블 코인을 자체 발행하는 것은 물론 기존 결제 인프라에 도입하고, 관련 금융서비스까지 내놓고 있다. 이에 미 재무부는 향후 3년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조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美 은행도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
2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 및 증권거래위원회(SEC) 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 정비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즉 미국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스테이블코인 법안(지니어스 액트)을 지지하고, 미 SEC 등 규제당국은 은행의 가상자산 관련 사업범위를 확장해주고 있다.

신영증권 임민호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기존 가상자산 공약들을 대부분 이행하고 있다”며 “미 의회도 디지털자산 공동실무그룹을 결성하는 등 오는 8월 스테이블코인 법안 최종 통과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SEC 산하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는 금융인프라 토큰화 등을 중점과제로 선정했으며 통화감독청(OCC)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은행의 가상자산 취급 금지 규정을 삭제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크립토 야심작’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은행·신용카드 등 정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한 셈이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브라이언 모이니한 최고경영자(CEO)가 “스테이블코인이 법제화되면 우리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니어스 액트는 미국 내 발행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등이 발행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며, BoA 역시 달러가 예치된 계좌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BoA토큰) 발행이 유력하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은 “지니어스 액트 최종 통과 전부터 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수익성이 높은 동시에 선점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페이팔, AI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피델리티는 실물자산 등 토큰화된 펀드와 연계할 수 있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연구하고 있으며,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결제 인프라에 접목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정산은 결제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코빗 김민승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 정책 토론회 발제를 통해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이 잇달아 스테이블코인 결제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며 “특히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PYUSD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결합, 글로벌 결제와 환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준비 자산으로 단기 미국 국채를 편입하고 있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전통 금융권의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더욱 촉진시키면, 미 국채에 대한 추가 수요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게 코빗 리서치센터 관측이다.

iM증권 리서치본부도 “미 재무부는 지니어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오는 2028년 2조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총이 약 2300억달러인 점을 감안했을 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과 일본의 미 국채 매도 규모가 1110억달러였다”며 “테더와 서클의 총 미 국채 보유액이 1260억달러인 것에 비춰봤을 때, 중국과 일본의 매도로 인한 수요 공백을 일부 완충하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