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송전망 계통연결에 성공한 바라카원전 4호기. 한전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유럽 대규모 정전에 이어 미국이 원자력 산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 원자력 관련주들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자력 관련 업종을 대거 사들이면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3개가 원자력 발전 관련 기업이다.
외국인은 이 기간 두산에너빌리티를 4104억원어치 순매수해 2위에 올렸으며, 효성중공업(3600억원·3위), HD현대일렉트릭(2436억원·5위) 등에도 자금을 집중 투입했다.
해당 종목들은 원전 사업의 주요 밸류체인에 포함된 기업들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대표 원자로 및 주기기 제작업체로, 체코·사우디·UAE를 포함해 해외 대형 원전 수주와 SMR(소형모듈원전) 핵심 기자재 공급망 등을 확보하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초고압 변압기 등을 제공해 전력 계통의 핵심 장비 를 제작한다.
외국인 수급에 더해 여러 외부적인 호재까지 겹치면서 원전 관련주들은 5월 한 달 뚜렷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두산에너빌리티는 52.84% 상승했고, 효성중공업과 HD일렉트릭은 각각 20.12%, 21.49% 올랐다.
증권가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의 미국 시장 수혜를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미국 내 원전 설비용량을 오는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외국 기업의 미국 원전 참여 제한을 완화하는 '원전 배치 촉진법(ADVANCE Act)'까지 추진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과 공급 이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실질적인 수주 기회를 확보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2050년 300GW 증설 목표는 바이든 정부 시절 목표보다 100GW 늘어난 수치로, 기존 원전 부지와 폐쇄 원전을 활용한 대규모 착공이 기대된다”며 “미국 유틸리티들이 한국형 대형 원전에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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