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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핵심지 된 동남아… 글로벌 빅테크들 몰려든다

KT, 베트남 비엣텔 그룹과 맞손
AX 컨설팅 등 6개 분야서 협력
삼성은 베트남 CMC 지분 확보
LG, 인니서 합작법인 공식 출범
구글·아마존 등도 추가투자 발표

AI 인프라 핵심지 된 동남아… 글로벌 빅테크들 몰려든다
김영섭 KT 대표(왼쪽)와 따오 득 탕 비엣텔 그룹 회장 겸 CEO가 26일 베트남 하노이 비엣텔 그룹 본사에서 AX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KT 제공
AI 인프라 핵심지 된 동남아… 글로벌 빅테크들 몰려든다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서울=부 튀 띠엔 통신원·김준석·구자윤 기자】 과거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동남아시아가 이제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첨단 심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산업의 AI 대전환과 클라우드 패권 경쟁,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이고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잇따라 동남아시아를 미래 투자처로 낙점하고 있어서다.

■KT, 베트남 디지털 전환 돕는다

27일 KT와 베트남 현지 등에 따르면 KT는 지난 26일 베트남 비엣텔 그룹과 AX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베트남 하노이 비엣텔 그룹 본사에서 열린 이번 협약식에는 KT 김영섭 대표와 비엣텔 그룹 따오 득 탕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비엣텔 그룹은 베트남 최대 통신사인 비엣텔 텔레콤을 비롯해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11개 국가 1억3800만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통신·기술 기업이다. 작년 기준 약 73억4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으며 AI,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 보안 등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통신사에서 '기술기업(TechCo)'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따라 KT와 비엣텔 그룹은 △AX 컨설팅 △AI 사업 개발 △소비자 및 중소기업용 솔루션 출시 △AI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인프라 △AX 역량 및 글로벌 개발 센터 △시장 공동 진출 등 6개 핵심 분야에서 협력하게 된다. 양 사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 규모는 1300억원 수준으로 AX 사업 역량을 동반 성장시키고 합작 투자(JV)를 추진해 베트남과 동남아 지역의 전방위적인 AX를 촉진할 계획이다. KT는 베트남과의 AI 협력을 위해 하노이에 글로벌 개발 센터(GDC)를 통해 현지의 우수한 AX·IT 인력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AX컨설팅, AI 전문가 양성 등 비엣텔 그룹의 성공적인 AX 전환을 지원하고 베트남 및 동남아 지역의 전방위적인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며 "KT는 'AI 혁신 파트너'로서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AX 사업의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삼성·LG·네이버도 동남아 투자

KT를 비롯해 최근 국내 정보기술(IT)분야 대기업들의 동남아시아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SDS는 베트남에서 시스템 통합(SI), IT 인프라 서비스 기업인 CMC의 지분을 확보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과의 합작법인 'LG 시나르마스 테크놀로지 솔루션'을 공식 출범시켰다. 최첨단 데이터센터 컨설팅 및 구축·운영과 클라우드 전환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향후 스마트시티와 금융 IT 서비스까지 점진적으로 확장해 폭넓은 DX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LG CNS는 또 인도네시아에서 △누산타라 신수도청 스마트시티 설계 컨설팅 사업 △국세행정시스템(CTAS) 구축 사업 △자카르타 수도권 경전철 설비 사업 등을 수행 중이다. 네이버도 지난 2022년 베트남 호찌민에 프로그래밍 센터를 개소했다. 네이버는 또, 태국 현지 기업과 함께 태국어 기반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낮은 토지 비용과 풍부한 IT 인력풀을 갖춘 지역"이라면서 "현지 디지털전환(DX) 수요가 높아 글로벌 IT 기업들의 투자처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남아 지역이 지정학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는 중립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처인 점도 한몫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도 활발

'데이터 열대전선'으로 각광 받는 국가는 말레이시아다. 구글(투자액 20억달러), 아마존웹서비스(AWS·6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22억달러) 등 빅테크가 추가 투자를 발표하며 2028년엔 아시아·태평양지역 데이터센터 총용량의 5분의1 수준인 5기가와트(GW)가 말레이시아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렴한 전깃세와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도 최저 수준인 0.37달러라는 물값이 매력도를 높였다.

태국도 추격에 나섰다. 구글은 태국에 10억달러를 투자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베트남을 '제2의 거점'으로 못 박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베트남의 인공지능(AI) 산업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향후 베트남과의 반도체 및 AI 발전에 관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베트남에 AI R&D센터를 열기로 합의한 상태다. 구글도 호치민 인근에 하이퍼케일 센터(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열고 동남아 시장을 눈독 들이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